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을 위탁경영하는 것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 결정을 늦추는 것은 위탁경영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계약조건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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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조만간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놓고 깊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으로서 관리를 맡고 있는 수출입은행은 지난 6월 성동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에 위탁경영을 제안했다.
한진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 위탁경영에 대해 산업은행의 동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 위탁경영 의사가 있음을 밝힌 뒤 30여 명 규모의 위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을 놓고 한 달 이상 꼼꼼하게 실사했다. 현장실사는 이미 마무리됐고 지금은 위탁경영의 조건을 신중하게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 인근에 위치해 있고 대형 야드를 갖추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위탁경영 기간과 위탁경영 뒤 인수다. 수출입은행은 2년 가량 위탁경영한 뒤 완전히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삼성중공업은 이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만 1조5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며 재무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삼성중공업은 신용등급도 내려갔다. 이 때문에 성동조선해양을 완전 인수하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인수를 위탁경영 조건에 포함하지 않거나 아니면 충분한 시너지가 날 때까지 위탁경영 기간을 최대한 늘려잡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5년 동안 위탁경영하고 최대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5+3 위탁경영안을 제시했다는 말도 나돈다.
성동조선해양 노조의 성향도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에 부담을 느끼는 대목이다. 성동조선해양 노조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으로 강성으로 꼽힌다. 성동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5월 채권단이 성동조선해양에 자금지원을 중단하자 상경집회를 벌이며 자금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의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은 삼성그룹 수뇌부의 의중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경영권 상속이 이뤄지는 과도기를 맞고 있어 사업구조개편이 한창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삼성그룹은 조만간 조선사업부문을 개편할 예정이어서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 결정은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