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와 KCC글라스가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 확대기조에 따라 건자재와 태양광사업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
KCC그룹은 현재 실리콘사업 본격화와 회사분할이라는 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는데 건자재 등 기존사업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더욱 안정적 사업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KCC그룹에 따르면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 확대기조가 KCC와 KCC글라스 건자재사업의 중장기 성장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로에너지건축은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외부 에너지 조달을 줄이는 것이다.
내부 열을 외부로 빼앗기지 않는 패시브(passive) 기술과 열을 직접 조달하는 액티브(active) 기술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건축물이 외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 자립’이 정부정책의 최종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건축물에 패시브 효과가 뛰어난 건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로 꼽힌다.
특히 보온단열재, 창호, 유리 등이 건축물 에너지 절감에 필요한 자재들인데 KCC와 KCC글라스는 이들 제품군을 모두 골고루 갖추고 있다.
KCC는 보온단열재와 창호를 생산한다. 국내 보온단열재시장은 KCC를 포함한 LG하우시스, 벽산 등이, 창호시장은 KCC, LG하우시스, 현대L&C, 이건창호 등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KCC는 특히 건설사를 상대로 한 기업 사이 거래(B2B)부문에서 경쟁사들보다 상대적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0대건설사 대부분에 납품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지난해 말 회사분할을 통해 세워졌다. 기존 KCC 건자재사업에서 유리부문을 떼 왔다.
이 회사는 건축용과 자동차용 판유리를 생산하는데 제로에너지건축정책에 따라 에너지를 절감하는 ‘로이(Low-Energy)’ 유리 등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KCC글라스는 2019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유리시장에서 점유율 55%를 차지하는 등 선도적 위치에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 확대기조가 KCC그룹으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건설사로서는 관련 비용 지출의 증가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건자재업체에서는 사업을 확대할 기회가 되는 셈이다.
특히 2020년 일부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2025년부터 신축, 재건축하는 공동주택 등 전체 건축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이 의무화되면 KCC그룹은 B2B부문에서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건자재업체 사이의 제로에너지건축 관련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 KCC를 비롯해 사업규모가 있는 소수업체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동주택 등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언제나 하고 있다”며 “건자재업체 등을 뽑을 때 창호 등의 단열효과는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KCC의 지붕형 태양광발전 등 도시형 태양광사업도 건물에서 자체 소비하는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제로에너지건축 관련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KCC는 현재 대죽 공장 태양광발전설비를 비롯해 김천 공장, 여주 공장 등 모두 14곳에서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제로에너지건축 인증 의무화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나는 2021~2022년 이후 건자재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