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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방준혁, 게임판도 바꾸나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4-25 19: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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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방준혁, 게임판도 바꾸나  
▲ 방준혁 CJ E&M 총괄상임고문이 3월 26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CJ게임즈와 텐센트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넷마블의 신화를 썼던 방준혁 CJ E&M 총괄상임고문이 돌아왔다. 넷마블을 CJ에 매각한지 10년만에 다시 ‘넷마블’이라는 이름과 함께 주인으로 게임업계에 완벽히 복귀했다.

“세계에 넷마블 로고송을 울리게 하겠다.” 방 고문은 지난 3월26일 CJ게임즈가 텐센트로부터 5억 달러를 유치했음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5억 달러라는 금액도 관심이지만 CJ넷마블이라는 법인이 등장했고 그 회사의 주인이 방준혁이라는 사실이 더 주목을 받았다.

그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질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한때 게임업계의 기린아였던 넷마블이라는 이름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더욱 감회가 깊었던 것이다.
 
방 고문은 2004년 넷마블을 CJ에 매각한 뒤 잠시 CJ인터넷에 몸을 담았다가 2006년 이후 게임업계를 떠났다. CJ의 게임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2011년 ‘고문’으로 돌아왔지만 완전한 귀환은 아니었다. 이번에 CJ넷마블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게임업계 최일선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가 신화를 썼던 넷마블이라는 이름과 함께.
 
그는 “넷마블을 설립할 때보다 이 자리에 서기가 더 어려웠다”며 “복귀는 힘들었지만 조금 더 희망을 품고 넷마블이 나아갈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무엇이 방 고문을 넷마블과 함께 다시 게임업계로 불러들인 것일까? 그는 게임업계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 모바일게임으로 중국에 가야 산다

게임산업은 한국에서 지금 애증의 대상이다. 게임은 한류의 중심이라고 칭찬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마약 같은 중독성 ‘물질’로 취급된다.

한국게임은 해외에서 잘나간다. 정책금융공사의 ‘게임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국게임 수출액은 26억3900만 달러다. 음악 수출액 2억3500만 달러의 11배나 되고 영화 수출액 2천만 달러의 132배에 이른다. 한국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액 46억1151만 달러의 절반을 차지한다.

게임수출에서 90%의 비중은 온라인게임이 차지하지만 모바일게임의 수출증가세도 거침없다. 2012년은 2011년과 대비해 402.1%나 늘어날 정도로 모바일게임 수출증가세는 가파르다.

게임은 다른 한편 규제의 대상이다. 24일 헌법재판소는 온라인게임의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이번 합헌결정으로 게임을 마약과 동일선상에서 규제하는 게임규제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바일게임은 아직 규제대상이 아니다. 게임업계는 그러나 단지 유예돼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2015년 5월19일까지 유예기간이지만 유예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방 고문이 다시 돌아온 것도 이런 상황과 깊이 관련돼 있다. 복귀한 그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규제를 피하는 한편 앞으로 올 모바일시대를 내다보고 모바일게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 모바일게임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그런데 모바일게임조차도 셧다운제가 시행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길은 한 가지뿐이다. 해외진출이다. 방 고문이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와 손을 잡고 경영에 복귀한 것도 중국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다. 방 고문도 텐센트 투자유치를 설명하던 자리에서 "이제 글로벌 진출의 시기"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시장은 우리 돈으로 14조6천억 원에 이른다. 세계3위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3년 중국 게임시장은 전년대비 17.1% 성장했다. 한국 성장률은 9.9%였다.

특히 텐센트는 8억 명이 사용하는 PC 메신저 큐큐와 3억 명의 회원을 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서비스한다. 홍콩증시에 상장돼 시가총액만 120조~150조 원에 이른다. 시가총액만 보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에 이어 세계4위다. 아시아 최대의 게임유통회사이기도 하다.

방 고문은 텐센트로부터 투자받은 돈을 기반으로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개발한 게임을 텐센트의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중국시장에 서비스해 넷마블의 활로를 찾으려 한다.

방 고문은 이미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을 통해 ‘모두의 마블’ ‘다함께 퐁퐁퐁’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기로 계약했다. 그는 텐센트에 대해 “최고의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상생의 길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방준혁, 게임판도 바꾸나  
▲ 방준혁 고문이 (중간) CJ게임즈와 텐센트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하고 있다. 왼쪽은 김성수 CJ E&M 대표, 오른쪽은 중국 텐센트사의 마크런 사업총괄 사장.

◆ 증손자법 투자규제가 넷마블 다시 탄생시키다


방 고문이 CJ넷마블이라는 기업명으로 넷마블을 다시 재건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증손자법 투자규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

CJ E&M의 게임 지주회사 격인 CJ게임즈(CJ의 손자회사)는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에 걸려 있다. CJ게임즈는 아래 개발회사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거나 혹은 처분해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유치를 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방 고문은 텐센트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텐센트 쪽과 접촉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증손자법 투자규제 때문에 개발사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규제를 해결하는 한편 글로벌 진출을 위해 외자유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방 고문은 CJ E&M에 있던 넷마블을 떼내 CJ게임즈와 합쳐 CJ넷마블이라는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CJ넷마블은 방 고문이 최대주주(35.88%)가 되고 CJE&M과 텐센트가 각각 35.86%, 28%로 2~3대 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CJ넷마블은 증손자법 규제에서 자유롭게 됐다. 방 고문으로서 마음껏 인수합병도 할 수 있게 됐다.

◆ 모바일게임 시장을 꿰뚫어 본 방준혁

방 고문은 최근의 게임시장과 관련해 "과거 10년 전보다 더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시장흐름을 살펴봤고 그 결과 스마트폰 출하량과 판매량이 예사롭지 않음을 봤다"고 밝혔했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약 5천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 중 63%인 3157억 원을 모바일게임에서 얻었다. 방 고문은 2011년 고문 복귀 이후 중장기 사업전략을 짜면서 2012년 전세계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 점유율이 30%에 이르고 조만간 50%에 육박할 것으로 봤다. 2012년부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 모바일시대가 오고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예상은 적중했다. 방 고문이 내놓은 게임인 ‘다함께 차차차’, ‘마구마구 2013’,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의 모바일게임은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2012년 12월 출시한 레이싱게임 다함께 차차차는 최대 주간 이용자수가 970만 명으로 ‘애니팡’을 제치고 주간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내놓은 야구게임 마구마구는 출시 3달 만에 5백만 건의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지난 16일 중국 텐센트 버전이 공개됐다. 게임 속에서 인기가수 포미닛, 엑소의 캐릭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롤플레잉(RPG) 게임 최초로 카카오게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 틴센트 투자유지는 소탐대실?


방 고문에게 텐센트의 투자유치는 마냥 호재일까? 한편에서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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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라우 텐센트 총재
넷마블 매출 중 절반이 모바일게임에서 나오지만 영업이익은 예전만 못하다. 넷마블은 지난해 5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률은 한자리 수였다. 온라인게임이 일반적으로 20% 이상 영업이익률을 내는 점을 고려하면 모바일게임의 수익률은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CJ가 이런 취약한 모바일게임 시장을 읽고 방 고문에게 사업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방준혁 고문과 텐센트의 지분을 감안하면 CJ넷마블에 대한 CJ의 지배력은 약해진다"며 "CJ가 언젠가 게임사업을 포기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 원을 투자했다. 그 뒤 텐센트는 카카오톡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워 위챗에 '게임하기 서비스' 를 넣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고작 700억 원대의 투자금 때문에 중국시장에 도전조차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 고문도 그런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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