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이 자회사 SK매직의 상장을 2020년에 매듭할 수 있을까?
SK매직은 올해 기술 개발, 글로벌 진출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인데 최 회장은 SK매직의 상장을 서둘러 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
29일 SK네트웍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SK매직 상장이 추진된다.
SK네트웍스 사정을 잘 아는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한 그룹의 계열사 2곳이 동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SK매직의 상장은 SK바이오팜 다음이 될 것"이라며 “SK바이오팜 상장이 올해 상반기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하반기에 상장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12월30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는데 업계에서는 올해 5월에 코스피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회장이 올해 안에 SK매직 상장을 마무리할 이유는 충분하다.
국내 렌털업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SK매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 정체기에 들어선 국내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글로벌시장 공략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매직은 2019년 상반기까지 계정 수 기준으로 생활가전 렌털업계 2위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LG전자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 말까지 계정 수 200만 개를 넘길 것이라고 밝히면서 생활가전 렌털업계 2위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만 SK매직은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사들보다 출발이 늦어 한참 뒤쳐진 상태에 놓여 있다.
SK매직은 2019년 초 SK네트웍스에서 글로벌사업부를 넘겨받으면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8년 47억 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을 2019년 3분기 누적해 166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일찍부터 해외에 진출해있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웅진코웨이와 쿠쿠홈시스의 2019년 해외 매출은 각각 4806억 원, 3195억 원으로 추정된다.
SK매직이 상장 청사진(에쿼티 스토리) 측면에서도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K매직이 2019년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SK매직이 2019년에 역대 최초로 연매출 9천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SK매직은 2019년에 매출 9400억 원, 영업이익 99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보다 매출은 43.3%, 영업이익은 98%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한쪽에서는 SK매직이 2020년에 연매출 ‘1조 원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큰 만큼 2021년이 상장의 최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매직의 매출이 해마다 기록을 새로 쓰고 있지만 매출 1조 원은 상징성이 있는 수치이기 때문에 2020년 매출이 공개된 시점에서 SK매직이 상장을 추진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 시점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고 웅진코웨이 인수를 추진했을 정도로 모회사 SK네트웍스의 자금 사정 역시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최적의 시점에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