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내정자가
원기찬 사장의 후임으로 올라 삼성카드의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관련된 사업역량 강화 등 과제를 물려받게 됐다.
삼성 금융계열사에서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쇄신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김 대표도 삼성카드를 젊은 조직으로 바꿔내는 데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카드는 21일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삼성생명에서 경영지원실장을 맡던 김대환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만 60세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그룹 계열사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60세 퇴진 룰’에 맞춰 후임 경영진에 자리를 내주고 용퇴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만 57세로 삼성 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에서 경영혁신그룹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친 경영전략 수립과 재무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2015년~2016년에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삼성 미래전략실의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일하다 부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생명으로 복귀하며 사실상 차기 CEO 후보군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은 삼성 금융계열사 사이 원활한 협력과 시너지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아온 만큼 김 대표가 삼성그룹 차원에서 중요하게 육성하던 핵심인재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원 사장이 6년 동안 ‘장수CEO’로 있던 삼성카드에 새로운 변화와 대규모 조직쇄신을 추진하고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원 사장체제에서 삼성카드의 디지털 전환 노력이 경쟁 카드사보다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나왔고 삼성카드 실적과 주가도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신한카드에 이어 카드업계 점유율 2위에 올랐는데 최근 점유율 하락세가 이어져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와 가맹점 독점계약을 현대카드에 뺏긴 뒤 뚜렷한 점유율 확대 계기를 만들지 못했고 신용카드사업에 실적 의존을 낮추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분야 역량을 키워 삼성카드의 사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긴밀한 대응이 가능한 경영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 사장이 이미 용퇴를 결정한 뒤 이런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후임자인 김 대표에게 사실상 숙제를 남겨두고 물러난 셈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원 사장의 뒤를 이어 과감한 혁신으로 삼성카드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도 21일 만 60세인 현성철 사장이 용퇴하고 50대인 전영묵 사장이 삼성자산운용에서 이동해 후임 대표이사에 오르는 세대교체 인사를 실시했다.
만 50세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유임해 삼성 금융계열사 전반에서 경영진 세대교체를 계기로 전반적 조직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환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오랜 경험을 쌓고 삼성 미래전략실에서도 근무한 만큼 삼성카드와 다른 계열사 사이 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신한카드는 신한생명 등 신한금융 계열사와 모바일 플랫폼을 연동해 고객 확보에 효과를 보고 있으며 KB국민카드는 할부금융과 해외사업 등에서 계열사와 협력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험업계 부동의 1위로 막강한 시장 지배력과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삼성카드와 협업체계를 강화하면 성장에 기여할 공산이 크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등 계열사는 2019년 말부터 핀테크 분야 벤처기업을 함께 선정해 육성하기로 하며 삼성 금융계열사의 사실상 첫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