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BU장 부회장이 롯데쇼핑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슈퍼마켓부문에서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롯데슈퍼를 롯데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과 연계하거나 통합 온라인몰의 ‘배송기지’로 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해야할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 |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롯데슈퍼의 구조조정 없이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슈퍼마켓부문과 할인점 부문에서 과감한 구조조정 계획이 필요하다”며 “구조조정이 전개되는 정도에 따라 롯데쇼핑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롯데슈퍼는 기업형슈머마켓(SSM)으로 분류돼 신규 출점이 어려운 데다 고객들이 온라인시장으로 몰리면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2017년 영업손실 50억 원에서 2018년 620억 원, 2019년 297억 원을 내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강 부회장도 롯데슈퍼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점포효율화와 함께 다른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내는 방법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롯데마트와 사업결합이 꼽힌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슈퍼가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부문을 맡아 롯데마트 안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롯데슈퍼뿐 아니라 롯데마트의 효율도 끌어올릴 수 있어 적자사업부인 두 부문 모두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롯데하이마트에 롭스를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는 등 롯데쇼핑이 보유한 사업부문끼리 결합매장을 내기도 했다.
또 다른 방안으로 롯데슈퍼를 현재 준비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에서 ‘신선식품’ 배송기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강 부회장이 올해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ON’을 진두지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신선식품 배송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시선에 힘이 실린다.
롯데슈퍼는 2019년 기준으로 전국 529곳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최근 온라인 유통업계 트렌드인 ‘빠른배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롯데슈퍼는 현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롯데 프레시’ 17개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없는 권역에서는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온라인 거점을 만들 수 있어 통합 온라인몰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강 부회장은 각 사업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직개편도 해뒀다.
각 사업부문의 후선조직을 기존 롯데백화점 조직을 중심으로 통폐합한 HQ(헤드쿼터) 조직을 만들었는데 HQ조직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H&B), e커머스 등 5개 사업부의 시너지작업 등을 총괄한다.
기존 조직이 HQ로 통폐합되면서 중복된 업무를 맡던 임원들은 영업현장으로 배치해 현장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엉업현장에 배치될 임원들이 롯데슈퍼의 사업재판와 롯데마트 등의 시너지 내는 작업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하나의 조직으로 개편되면서 앞으로 롯데슈퍼도 사업부문 사이에 결합하는 형태로 사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통해 롯데슈퍼의 적자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