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미국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SUV가 세단보다 많이 팔렸다. 올해도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세계 신차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0.8%에서 2014년 18.7%로 5년 동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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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람보르기니 '우루스'. |
IHS오토모티브는 2016년 세계에서 팔리는 자동차 5대 가운데 1대는 SUV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회사들도 SUV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최고급 브랜드들은 그동안 럭셔리 세단과 고성능 차종으로 정통을 고수했는데 최근 들어 앞다퉈 SUV를 내놓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세계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정통' 대신 '대세'를 선택한 것이다.
페라리와 함께 슈퍼카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람보르기니는 2018년 새로운 SUV를 출시한다.
아벤타도르와 우라칸 등의 스포츠카 라인업에 SUV를 추가하는 것이다.
람보르기니가 이번에 양산하는 SUV는 람보르기니 역사상 두 번째 SUV다. 첫번째 SUV 'LM002'는 1986년 출시돼 1993년 단종됐다.
람보르기니의 두번째 SUV는 2012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우루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우르스는 최고출력 600마력을 발휘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를 만드는 롤스로이스도 SUV 출시를 앞두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SUV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롤스로이스는 현재 팬텀, 고스트, 레이스 등 최고급 세단을 생산하고 있지만 SUV는 아직까지 내놓은 적이 없다.
롤스로이스는 아직 정확한 출시 시기나 사양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롤스로이스 SUV의 가격이 20만 파운드(3억5천만 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 SUV를 ‘컬리넌’이라고 부른다. 컬리넌은 1905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3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원석의 이름이다.
이 차는 16기통 엔진에 700마력 이상의 출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벤틀리 역시 최초의 SUV 출시를 앞두고 있다.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와 같은 영국 브랜드로 롤스로이스의 전통적 라이벌이다.
벤틀리는 올해 초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벤틀리 최초의 SUV ‘벤테이가’를 공개했다.
벤틀리는 벤테이가는 개발에 8억 파운드(1조4천억 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벤테이가의 가격을 14만~18만 달러 사이로 예상했다.
이탈리아의 마세라티는 ‘르반떼’를, 영국의 재규어는 ‘F-페이스’를 각각 첫 SUV로 내년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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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카이엔' |
포르쉐는 일찌감치 SUV를 출시했다.
포르쉐가 2002년 처음 선보인 1세대 '카이엔'은 8년 동안 27만6천 대가 팔렸다. 2세대는 출시 뒤 지금까지 30만 대 이상 팔렸다. 포르쉐가 소량생산에 집중하는 회사라는 점을 봤을 때 엄청난 판매량이다.
카이엔은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려 '강남 싼타페'라는 별명도 얻었다. 영화 '베테랑'에서 배우 유아인이 연기한 재벌 3세 조태오가 개인적으로 몰고 다니는 차도 카이엔이다.
포르쉐가 2014년 내놓은 SUV ‘마칸’도 카이엔의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포르쉐가 처음 SUV를 출시하자 포르쉐의 명성에 먹칠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포르쉐의 성장을 이끌며 최고급 브랜드도 대중적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