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이 직접 발탁한 안재현 보령제약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까?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안 사장이 보령제약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에도 대표이사를 이어갈지 시선이 몰리고 있다.
안 사장은 201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고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안 사장은 현재 이삼수 공동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보령제약을 이끌고 있다. 안 사장이 경영부문을, 이 사장이 연구생산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안 사장이 이 사장과 전문경영인 투톱체제로 보령제약 창사 이래 첫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했다는 점을 들어 안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보령제약은 2019년 주력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 5천억 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853억 원이었다.
보령제약은 2000년부터 매출 5천억 원을 내는 토탈헬스케어그룹을 목표로 했지만 그동안 달성하지 못했다.
2018년 매출 상위 10위권 제약사 가운데 보령제약만이 매출 5천억 원을 넘지 못하면서 목표달성이 절실했는데 안 사장이 이 사장과 호흡을 맞춰 보령제약의 숙원을 달성했다.
안 사장은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이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숭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제일모직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장을 지냈는데 김 회장이 보령제약으로 데려왔다.
보령제약 운영지원본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재무전략을 세우며 보령제약의 ‘재무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까지 보령제약과 지주회사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기도 했다.
안 사장은 자회사 바이젠셀의 상장이라는 중요한 과제도 안고 있어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바이젠셀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로 보령제약이 2017년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 기술성 평가를 받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제약이 바이젠셀에 투자하는데 안 사장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바이젠셀 상장 추진에도 끝까지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안 사장은 2018년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보령홀딩스 대표를 맡으면서 바이젠셀의 가치를 알게 됐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김은선 회장께 수차례 건의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제2, 제3의 바이젠셀을 발굴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난해 12월 외아들 김정균씨에게 맡긴 것처럼 보령제약 대표이사 사장도 김정균씨에게 맡길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다른 중견제약사에서 김정균씨와 같은 30대 오너 3세와 4세들이 대표이사직을 승계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약품은 1980년에 태어난 남태훈 대표이사 사장이, 삼일제약은 1981년에 태어난 허승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각각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일성신약도 1986년에 태어난 윤종욱 대표이사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