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독립조직을 새로 두면서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책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증권사들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6일 증권업계 조직개편 결과를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이 증권사들이 일제히 금융소비자를 위한 본부를 독립한 점이 눈에 띈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금융소비자보호팀을 본부로 승격시켰고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은 금융소비자를 전담으로 하는 본부를 새로 뒀다.
뿐만 아니라 이들 증권사는 독립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OO)도 새로 선임했다. 기존에는 준법감시인이 소비자보호총괄책임을 겸직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파생결합펀드 사태가, 증권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일제히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반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특히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앞선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만큼의 심각성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내부의 ‘모럴해저드(도덕성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부실펀드는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들이 판매한 데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등은 프라임브로커리지사업부(PBS)를 통해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출을 내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투자가 애널리스트 선행매매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수사를 받고 있고 KB증권 역시 호주 부동산펀드의 원금 손실사태로 금감원 검사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의 최고경영자들 역시 내부통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신뢰성을 지켜내기 위해 온 신경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임직원 개개인 모두가 준법감시인이고 위험관리책임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에 철저히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고객이 신뢰하고 먼저 찾는 조언자(어드바이저)가 돼 장기 협력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을 상대로 소비자보호 규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점 역시 증권사들이 잇따라 조직개편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내건 이유로 꼽힌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준’를 통해 자산규모가 10조 원이 넘고 과거 3개 년도의 평균 민원건수 비중이 증권업 내 4% 이상인 증권사는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임원을 선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해당 모범규준이 권고사항인 만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규제는 아니지만 최근 소비자 보호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증권사들도 해당 규제에 발맞추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