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적으로 진행했던 사회공헌활동을 넘어 적극적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경제적 가치의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경영목표를 바꿔야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손실과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영업방식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키코사태, 2011년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대출사태 등을 겪었다. 하지만 2019년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 펀드 손실사태가 벌어지면서 금융사를 놓고 고객들의 신뢰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로서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10년을 열어야하는 시작점에 서있다.
김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비윤리적 기업의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금융사에겐 이러한 기업에 대출과 투자를 하지 말라는 요구가 빗발친다”며 “이제는 주주의 이익뿐 아니라 손님, 직원 나아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해관계를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사회가치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가 1991년 하나은행 설립부터 사용한 슬로건인 ‘손님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를 올해부터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로 바꾼 것도 사회가치 경영을 향한 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도 조직개편 등을 통해 김 회장의 사회가치경영 의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9년 12월 말 조직개편을 하면서 경영기획그룹 아래 사회가치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사회와 지역공동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사회가치경영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하나벤처스도 사회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사회적 가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미션, 비전 역시 ‘사회적 가치’, ‘고객 신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미션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며 비전은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다.
미션은 조직의 존재 이유를, 비전은 조직의 청사진을 보여준다.
김 회장은 2021년 3월 임기를 끝으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서 물러난다. 앞으로 1년가량 동안 미션과 비전에 따라 하나금융지주를 어떻게 바꿔낼지 업계의 시선이 몰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