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경쟁기업들을 압도했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등 수입차 계열 국내 완성차3사가 신차 가뭄에 허덕인 것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질주'에 도움을 줬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기업 5곳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올해 국내 판매 1위에서 10위까지 현대차와 기아차 차량이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5사의 12월 내수 판매량 수치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1~11월 추세로 봤을 때 이같은 예측을 엇나가게 만들 변수는 사실상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에도 판매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싹쓸이했다. 2년 연속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을 사실상 석권한 것이다.
2017년에는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9위에 한국GM의 경차 스파크가 오르면서 톱10 가운데 한 자리를 내줬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현대차의 소형상용트럭 포터Ⅱ일 것으로 보인다.
포터Ⅱ는 소상공인이 가장 많이 찾는 모델로 10년 넘게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량 1~2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18년에는 현대차의 싼타페에 1천여 대 차이로 뒤져 2위로 밀려났지만 올해 다시 1위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1~11월 판매량 기준으로 포터2와 싼타페의 판매량 격차는 1만1천여 대나 된다.
싼타페는 판매량 2위가 유력해 보인다. 1~11월에 7만9829대 판매됐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8만7천 대가량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싼타페는 지난해만 해도 10만 대 가까이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한 단계 윗급 차량인 팰리세이드가 올해 선전하면서 수요를 일부 뺏긴 탓에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3위를 차지한 그랜저 역시 현대차다.
그랜저는 1~11월에 6만2712대 팔렸다. 매달 1만 대 가까이 판매되며 현대차를 대표하는 세단으로 불렸지만 올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출시를 앞두고 6~9월에 매달 5천~6천 대가량 판매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1월 더 뉴 그랜저가 공식적으로 출시하면서 월별 판매량 1만 대 클럽에 재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차는 판매량 5위에 아반떼, 6위에 쏘나타, 8위에 팰리세이드를 올려놓으며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완성차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아차는 꾸준한 인기를 특징으로 하는 주력 레저용차량(RV)으로 국내에서 선전했다.
기아차의 국내 최다 판매 모델은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1~11월에 5만8545대 판매되며 국내 승용차·레저용차량과 소형상용차시장에서 점유율 4.3%를 보였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국내 판매량 4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카니발은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다목적차량(MPV)으로 확고한 지위를 다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다목적차량 기준으로 카니발의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95%가 넘는다.
카니발은 차량공유시장 성장에 따라 타다와 같은 사업자들이 주로 찾는 차로도 유명세를 얻고 있다.
기아차의 중형 SUV인 쏘렌토는 1~11월에 4만7247대 판매돼 국내 자동차 판매 순위 7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8위인 팰리세이드와 판매량 격차가 300여 대에 불과하지만 월별 판매량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어 역전당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기아차는 2020년에 쏘렌토와 카니발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출시로 판매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판매순위 9위와 10위는 기아차의 모닝과 봉고Ⅲ다. 1~11월에 각각 4만6018대, 4만2947대 판매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시장 선전은 시장 점유율에서도 확인된다.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포함)와 기아차의 1~11월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82.2%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1%포인트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