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중 EBS 사장이 EBS 캐릭터 ‘펭수’의 수익사업을 본격화해 EBS의 만년적자를 해소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5일 EBS에 따르면 EBS는 펭수의 ‘역대급 인기’를 기반으로 광고 출연부터 제휴상품 출시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수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펭수는 EBS 방송과 유튜브채널 ‘자이언트펭TV’에 나오는 펭귄 캐릭터다.
김 사장을 ‘김명중’으로 거침없이 부르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따뜻함을 지니고 있어 국민 캐릭터로 떠올랐다.
EBS는 예스24, LG생활건강, 이랜드월드, 비발디파크 등과 손잡고 펭수를 활용한 영상 제작이나 캐릭터상품 발매 등의 ‘콜라보’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펭수가 나오는 인삼브랜드 ‘정관장’ 방송광고도 2020년 1월부터 방영된다. 동원F&B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도 펭수를 광고모델로 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BS는 펭수 달력과 다이어리 등을 내놓으면서 자체 굿즈(특정 캐릭터나 브랜드를 활용한 상품) 사업도 시작했다. 조만간 사무용품과 인형 등으로 상품 범위를 넓힐 계획을 세웠다.
펭수를 향한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이랜드월드의 의류브랜드 스파오에서 내놓은 펭수 협업상품은 20일 판매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 EBS가 23일 펭수 달력을 내놓았을 때 온라인 판매처인 G마켓에서 대기자가 최대 5만여 명까지 몰리기도 했다.
이를 고려하면 김 사장은 펭수를 앞세운 자체 콘텐츠사업 확대를 경영환경 악화의 돌파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EBS는 2018년에 영업손실 1237억 원을 봤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적자인 데다 2017년 565억 원에서 손실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주요 수익원인 광고 매출은 2018년 313억 원으로 2018년보다 11.9% 줄었다. 문제집 중심의 출판사업도 출생률 저하 영향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
반면 캐릭터를 비롯한 문화콘텐츠시장은 꾸준하게 커지고 있다. 국내 캐릭터산업 규모는 2017년 기준으로 11조573억 원으로 집계돼 2016년보다 7.7% 증가했다.
게다가 펭수는 EBS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캐릭터다. 향후 광고 출연료나 캐릭터 제품 출시 등에 따른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은 모두 EBS의 수익이 된다.
EBS가 펭수를 선례 삼아 뉴미디어시대의 콘텐츠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자이언트펭TV 구독자 수는 25일 현재 150만 명으로 11월 초 40만 명에서 2개월 만에 100만 명 이상 늘어났다.
김 사장은 호남대 문화콘텐츠사업단 단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콘텐츠 사업 전문가다. 최근 호남대 고별강연에서 펭수를 만든 과정과 현재 활동, 부가상품 개발전략 등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펭수가 흥행하면서 구설수에 오를 소지도 있어 인기유지와 공영방송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일을 막기 위한 ‘캐릭터 관리’가 김 사장의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EBS가 펭수의 출연료를 시급제로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EBS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펭수와 같은 캐릭터 콘텐츠사업이 장기간 성공하려면 지속적 관리로 캐릭터성을 살리면서 새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며 “그래야 대중의 호기심과 캐릭터의 활용성을 오랫동안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