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전기차 판매에서 해외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기반한 전기차 코나EV와 니로EV가 선전했다.
그러나 국내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18일 현대차와 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유럽에서 두 회사의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코나EV와 니로EV 등 현대기아차를 대표하는 전기차 모델이 '질주'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1~11월에 코나EV를 유럽에서 모두 2만327대 판매했다.
코나EV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됐기 때문에 판매량 추세를 단순 비교하기 힘들지만 올해 큰 부침 없이 월평균 1800대 넘게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아차의 니로EV는 2018년 12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올해 1~10월에만 모두 8790대 팔렸다. 이미 기아차 내부에서 목표로 삼았던 판매량을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기아차가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유럽연합(EU)가 엄격한 환경규제를 시행하면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등 경쟁모델보다 우위를 보이는 상품성도 판매량 증가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코나EV는 국내 공인기준으로 한 번 완전충전으로 406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니로EV는 385km를 달릴 수 있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테슬라의 모델3(유럽 기준 약 425km)보다는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1천만 원 이상 싼 덕분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서 우위를 지닌 전기차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럽 판매뿐 아니라 미국과 인도 등에서도 전기차 판매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11월 국산 친환경차 수출량은 2018년 11월과 비교해 124.6% 늘어난 9492대다. 코나EV와 니로EV, 아이오닉EV의 수출량이 각각 77.4%, 229.5%, 65% 급증한 덕분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내 전기차 판매에서 지난해보다 다소 부진했다.
현대차가 1~11월에 국내에서 판매한 코나EV는 모두 1만2987대다. 지난해 5월부터 여덟 달 동안 1만1193대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판매성과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아이오닉EV의 내수판매는 더욱 부진했다. 1~11월에 아이오닉EV는 내수에서 1858대 팔렸는데 2018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65.1% 급감했다.
기아차의 국내 전기차 판매추이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다.
니로EV는 올해 5995대 판매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된 탓에 판매량을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최근 판매 추세만 보면 하락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아차는 3월만 해도 니로EV를 국내에서 한 달간 1044대 판매했지만 이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빠졌다. 8월 500대, 9월 382대, 10월 309대 등으로 줄어든 데 이어 급기야 11월에는 63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쏘울EV도 출시 초기 석 달 동안에 월 평균 300대씩 판매됐지만 최근 석 달 판매량은 모두 100대를 밑돌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