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는 절차가 지지부진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웅진씽크빅이 웅진코웨이 거래대금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주식 매매계약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
거래에 잡음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웅진코웨이와 렌털기기 관리직원들 사이 갈등이 꼽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방문판매서비스지부는 11월2일 설립 총회를 열었다.
웅진코웨이 ‘코디’와 ‘코닥’들이 새로 설립된 방문판매서비스지부 아래에 모이고 있다. 코디와 코닥은 웅진코웨이 생활가전을 점검하고 판매하는 인력이다. 1만3천 명 가운데 3천 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본입찰 당시와 경영환경이 바뀐 만큼 넷마블은 가격을 인하할 명목을 잡은 셈이다. 웅진씽크빅은 10월14일 넷마블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넷마블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곧바로 ‘CS닥터’들과 부딪히기도 했다. CS닥터는 웅진코웨이 제품을 설치하고 사후관리(AS)를 제공한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웅진코웨이지부는 10월29일 구로디지털단지 넷마블 본사 앞에 천막을 차리고 농성을 시작했다.
CS닥터 노조는 넷마블에 면담을 요청하며 회사가 매각되는 과정에 목소리를 낼 기회를 찾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넷마블이 대화에 응답하지 않아 천막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8부(최형표 부장판사)는 6월 웅진코웨이가 위임계약이 해지된 CS닥터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웅진코웨이지부가 10월30일 구로디지털단지 넷마블 본사 앞에서 면담요청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위임계약을 맺었지만 CS닥터들을 웅진코웨이 직원으로 인정한 것이다. 웅진코웨이는 항소했다.
CS닥터들을 직원으로 인정하거나 직접고용하게 되면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넷마블은 애초 제시한 금액보다 낮은 가격대에 인수를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장원 넷마블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은 11월 넷마블 콘퍼런스콜에서 “노무 이슈는 경영환경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본입찰 때 1조8300억 원을 써냈으나 현재 이보다 1천억 원가량 낮은 금액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CS닥터 노조는 매각 이전부터 웅진코웨이에 직접고용을 요구했고 법원 판결도 본입찰 전에 나왔다.
이 때문에 웅진은 CS닥터와 관련한 사항이 입찰 전에 모두 알려진 만큼 넷마블의 가격을 둔 줄다리기에 끌려갈 이유가 없다는 태도여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은 넷마블이 처음에 제시한 1조8300억 원에서 300억 원 이상은 낮추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