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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피해자 일상복귀 심리치료 필요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4-23 17: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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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이라는 대참사를 겪은 단원고 학생들이 참사의 충격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 부시 대통령이 “삶은 계속된다(Life goes on)"고 말하며 일상 복귀 프로그램을 지원했듯이 우리도 단원고 학생 등을 위해 같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단원고 학생들 일상으로 복귀시도

대한소아청소년정신과학회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신적 상처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위로할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학교는 빨리 일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학생과 교사에 대한 심리치료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피해자 일상복귀 심리치료 필요  
▲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 벽면에 학생들이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문구가 빼곡이 붙어있다. <뉴시스>

단원고 학생의 심리치료를 맡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의 정운선 센터장도 “학교가 정상화되는게 지역사회나 국민들을 위해, 또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평범하게 생활하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한다”고 말했다.

단원고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킨다. 3학년부터 등교하고 28일 1학년도 등교한다. 당분간은 수업을 진행하기보다 심리치료를 주로 할 예정이다.

그러나 단원고가 정상화되기까지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다. 실종자 신원확인을 위해 진도를 오고가면서 쉬지도 못한 채 학생들이 다시 등교하는 것에 대비해야 하는 등 육체적 피로가 누적됐다.

더 심각한 것은 정신적 스트레스다. 정운선 센터장은 단원고 교사 90%가 급성 스트레스성 반응을 보인다고 지적하며 절대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사충원과 학급운영 문제도 여전히 명확히 결정되지 않았다. 2학년의 경우 학급 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학생 가운데 일부는 전학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직 대책 마련이 안 되고 있다.

정부는 학생 1명당 주치의를 1명씩 배정하고 앞으로 3년간 안산지역 피해자와 주민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관리하기로 했다. 또 국립서울병원에 중앙심리외상지원센터 설립도 검토중이다.

20일 안산시와 진도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사고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치료비용은 국비로 지원된다. 사고와 연관성이 있다고 의료진이 인정하는 단원고 재학생과 교사에 대한 심리치료도 지원할 계획이다.

◆ 미국은 911의 충격 어떻게 극복했나

이번 참사로 911테러로 인해 미국인들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 스트레스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세월호 피해자 일상복귀 심리치료 필요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운영하는 세계무역센터 건강프로그램 웹사이트

911테러는 뉴욕 사회에 큰 충격을 남겼다. 911테러 이후 뉴욕 맨해튼 주민 7.5%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고 9.7%는 우울증 증세를 나타냈다. 뉴욕 보건부는 사건 당시 세계무역센터 주변에 있었던 40만9천 명 중 6만1천 명이 PTSD를 겪은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워싱턴에서 12명의 사망자를 낸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도 911테러 목격 후 PTSD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일어난 테러가 지금도 사람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연방재난관리청에서 심리치료를 맡아서 했다. 또 세계무역센터 환경보건센터를 설립해 911테러 피해자 6만 명과 구조현장에 나섰던 소방관과 경찰에 대한 PTSD 치료를 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세계무역센터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해 생존자와 구조참여자, 인근 목격자를 대상으로 다각적 심리치료를 시행해 정신건강의 회복을 돕고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대구 지하철 사고에 대처한 방식

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미흡하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 이후 2개 월이 지나 사고 피해자 129명을 조사한 결과 50명이 PTSD로 진단됐다. 5년3개월 후 10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48명이 PTSD로 진단됐다. 5년 동안 PTSD를 겪는 비율이 48.5%에서 46.6%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구 지하철 사고의 한 생존자는 “사고가 나면 자의로 탈출하기 힘든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기차나 비행기 등을 이용할 때면 큰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PTSD로 고통받고 있음을 고백했다. 여전히 정신적 상처가 치료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치료비를 받았다는 이유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며 심지어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반 보험 가입도 불가능하다.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는 데도 대구시는 생존자의 건강상태에 대한 조사를 중단했다. 또 생존자가 종합검진을 요구했지만 2006년 보상이 완료되었다며 추가 지원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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