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인천공항 면세점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롯데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을 지켜낸 만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추가적으로 확보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데다 해외진출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된다.
1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0년 8월부터 영업할 수 있는 제1터미널 면세점사업권을 놓고 관세청과 입찰조건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연말까지 제1터미널 8구역과 관련한 사업자 입찰 공고를 낸다. 이 가운데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권은 향수와 화장품, 피혁, 패션잡화 등 5곳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면세점 임대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매출이 높은 화장품과 향수 사업을 패션잡화 등 다른 사업권과 병합해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번 입찰에서 최대한 많은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사업권 입찰을 위해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이 대표는 10월15일 세계여성이사협회(WCD) 창립 3주년 포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특허권이 내년 8월에 끝나는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며 사업권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대표에게 이번 사업권 입찰은 중요하다.
관세청이 11일 롯데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을 취소하지 않으면서 호텔롯데 상장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면세점사업의 영업이익 개선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조4천억 원, 영업이익 2037억 원을 냈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47%나 늘어났지만 상장을 준비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차료를 여객 증감률에 변동되는 형태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롯데면세점이 사업권만 따낸다면 과거보다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더욱이 이번에 나오는 사업권의 매출규모가 1조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면세점으로서는 규모의 경제로 원가 절감도 노려볼 수 있다.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은 이 대표가 힘써온 해외진출 전략과도 맞물려있다.
이 대표는 올해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 호주 등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해외 면세점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인천공항 면세점은 인지도를 강화하고 해외공항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 발표 기준으로 2018년 국제여객 수로 세계 5위, 면세점 매출 1위에 오른 곳으로 해외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쌓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내년에도 베트남에서 시내면세점을 열고 해외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하는 등 해외진출을 내부에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사업권 입찰공고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