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9-12-04 13:59:20
확대축소
공유하기
롯데와 홈플러스 등 기존 유통공룡들이 온라인 충성고객 잡기에 뛰어들면서 기존 이커머스업체들과 '집토끼 고객 지키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유통시장에 자리잡은 ‘제살 깎아먹기’로 불리던 ‘저가경쟁’ 전략에 그치지 않고 특정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해 사업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홈플러스 등 기존 유통공룡들이 온라인 충성고객 잡기에 나서면서 기존 이커머스업체들과 '집토끼 고객 지키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 pixabay >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업체들은 물론 뒤늦게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와 홈플러스 등 기존 유통공룡들도 잇달아 온라인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온라인 충성고객 확보 경쟁은 이머커머스업체들이 별도 가입비를 내면 추가 혜택을 주는 ‘유료회원제’를 도입하면서 촉발됐다.
이베이코리아가 2017년 4월 '스마일클럽'이라는 유료회원제를 시작한 뒤 지난해 티몬의 '슈퍼세이브', 쿠팡의 '로켓와우클럽'이 선을 보였고 올해 위메프의 ‘특가클럽’, 롯데ON의 ‘롯데오너스’ 등이 유료회원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11월에 온라인 전환을 선언한 홈플러스 역시 오프라인 점포를 쇼룸 겸 온라인 물류창고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 온라인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온라인 단골 등급제’를 내놓으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각기 형태는 다르지만 일정 회원비를 내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할인혜택 및 포인트 적립 등을 제공하거나 더 빠른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우수회원이나 VIP회원은 유통업체가 정해놓은 일정 기준을 넘는 구매실적이 있는 고객만 혜택을 볼 수 있었지만 ‘유료회원제’는 누구나 언제든 일정 금액을 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제살 깎아먹기’로 불리던 ‘저가경쟁’을 통한 더 많은 고객군 확보 전략과 달리 특정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해 ‘집토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충성고객으로 자리잡은 고객들은 이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몰을 더욱 자주 방문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록인(Lock-in)’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효과는 글로벌 1위 이커머스업체인 아마존의 유료회원제인 ‘아마존프라임’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1억1천만 명을 훌쩍 넘는 아마존 유료회원들의 구매액은 일반고객보다 2배가량 높았고 월 2회 이상 상품구매 비중도 유료회원은 78%, 일반고객은 20%로 나타났다.
특정고객에게 집중된 소규모 마케팅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새로운 고객 확보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유료회원제’가 퍼지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유료회원제’는 코스트코 등 해외 유통사들이 국내에 일찌감치 들여온 개념이었지만 그동안 국내 유통사들은 선뜻 시작하지 않았다.
기존에는 집과 매장까지의 거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충성고객이 만들어졌던 만큼 굳이 유료회원제라는 실험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온라인유통이 떠오르면서 거리보다는 혜택에 따라 움직이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기존 유통사들도 온라인사업을 강화하면서 충성고객을 잡는데 힘쓰고 있다.
다만 가입비보다 더 큰 혜택으로 충성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게 유료회원제의 취지지만 대부분 비슷한 방식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역시 가격을 중심으로 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유료회원제인 ‘롯데오너스’에 가입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등 충성고객을 잡기 위해 오프라인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며 “각 이커머스 및 유통사마다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