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가 ‘V4’에 힘입어 다사다난한 2019년을 ‘유종의 미’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V4가 한 달 가까이 안정적으로 흥행하는 데다 ‘리니지2M’ 출시 뒤 재평가를 받으며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넥슨코리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V4가 한 달 정도 동안 거둔 성과에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V4는 이날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3위를 유지했다. 하반기에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가 다수 나온 환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넥슨코리아가 4월에 출시한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 ‘트라하’와 달리 관심도가 금세 식지도 않고 있다. V4는 이날 출시한 지 27일이 됐는데 트라하는 같은 기간 매출순위가 14위까지 떨어졌다.
V4는 엔씨소프트가 11월27일 리니지2M을 출시한 뒤 오히려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리니지2M은 출시 이후 게임순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과금을 대규모로 하지 않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려워 이용자들로부터 게임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 사이에서 V4가 대체재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연말 들어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넥슨코리아가 올해 내놓은 게임들이 모두 흥행에 실패한 데다
김정주 NXC 대표이사의 회사 매각 추진으로 곤혹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이 대표는 어려운 국면을 이겨내면서 기존 게임 운영을 여럿 중단하고 신규 프로젝트도 추려내는 방법으로 체질개선을 진행했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넷게임즈를 인수하면서 적자에 빠져든 탓에 V4 흥행이 더욱 절실했다. V4는 넷게임즈가 개발했다.
이 대표는 이제 V4로 넥슨코리아의 약점으로 꼽히는 모바일게임부문을 강화하고 내년 성장 발판까지 마련하기 위해 넷게임즈와 V4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V4 출시 뒤에도 대규모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으며 12월 안에 V4 PC판을 낸다는 목표를 잡았다.
충성 이용자들은 가상 구동프로그램을 이용해 PC로 게임을 한다는 데서 착안해 PC판을 별도로 제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V4 PC판과 관련해 “별도 게임으로 개발한 만큼 가상 구동프로그램을 사용했을 때보다 게임품질이 뛰어날 것”이라며 “V4를 해외에 출시하려는 계획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넥슨코리아는 V4를 세계시장에 배급하는 판권계약을 4월 넷게임즈와 맺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넷게임즈에 꾸준히 신뢰를 보냈다. 하반기 들어 신규 프로젝트들을 솎아내고 사업조직을 지식재산별로 개편했는데 그룹 한 개를 V4를 중심으로 꾸렸다.
이 대표는 넥슨코리아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게임들과 대규모 게임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V4가 이런 방향성에 적합했던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는 11월28일 넷게임즈가 발행한 신주를 사들이며 346억 원을 지원했다.
넷게임즈는 이 자금을 V4 개발과 신규게임 3종을 제작하는 데 투입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