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산경마공원)’의 조교사 비리 의혹을 놓고 수사에 들어갔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문중원 기수의 유서에 담긴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각각 수사를 의뢰한 안건을 2일 수사팀에 배당해 조사에 착수했다.
▲ 문중원 기수의 유가족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마사회에 문 기수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된 진상을 규명하면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은 이날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문 기수의 유서를 토대로 면허를 딴 조교사가 마사회로부터 마방(말을 훈련하고 관리하는 공간)을 받는 과정도 전반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문 기수는 부산경남경마기수협회 소속으로 11월29일 부산경마공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로 기수로서 한계를 느껴 조교사 면허를 땄는데도 마방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문 기수는 2015년 조교사 면허 자격을 취득했지만 5년 동안 마방을 받지 못했다. 그는 유서에서 마사회 특정 직원과 친분이 마방을 빌리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일부 조교사들이 말을 일부러 살살 타거나 말의 주행 습성에 맞지 않는 작전을 내놓는 등 부당지시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기수의 죽음은 마사회와 마주, 조교사가 기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다단계 부조리와 갑횡포가 불러온 타살”이라며 “마사회는 부조리에 기생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마사회는 이날 “문 기수의 유서에 언급된 부정경마와 조교사의 개업비리 의혹을 부산 강서경찰서에 수사의뢰해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관련 책임자는 직위해제 조치를 우선 취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