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대성산업가스를 성공적으로 매각해 홈플러스 투자금 회수 실패를 일부 만회할까?
MBK파트너스가 올해 홈플러스 투자금 회수에 실패한 뒤 뚜렷한 투자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매력적 매물'로 꼽히는 대성산업가스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27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맥쿼리PE(프라이빗에쿼티)가 대성산업가스 거래를 계획대로 진행하면 12월 안에 주식 매매계약(SPA)이 맺어질 수 있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PE는 자문단을 꾸리고 대성산업가스 매각 및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는 매각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맥쿼리PE는 인수금융주관사로 KB증권과 삼성증권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PE는 에너지, 인프라 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해 온 사모투자펀드로 꼽히는 만큼 오래 전부터 대성산업가스를 욕심낸 것으로 전해진다.
맥쿼리PE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대성산업가스 인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건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지 3년도 안 된 대성산업가스의 매각을 검토하는 데는 홈플러스 투자금 회수 실패를 만회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3월 대성합동지주-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1조8700억 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에만 오렌지라이프, 코웨이 등을 매각해 4조 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회수하며 국내 1위 사모투자펀드(PEF)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하지만 올해 3월 홈플러스리츠 상장 무산으로 홈플러스 투자금 회수에 실패한 뒤에는 뚜렷한 투자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리츠 상장으로 1조5천억~1조7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해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빌린 2조3천억 원 가운데 일부를 갚아 이자비용을 줄이고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블라인드펀드 5호를 조성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는 MBK파트너로선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투자자들에게 투자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네파, 홈플러스, 두산공작기계 등의 매각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MBK파트너스가 대성산업가스 매각에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네파와 홈플러스는 업황 악화로 당분간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두산공작기계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해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성산업가스는 국내 최대 산업용가스 제조업체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며 매력적 매물로 평가받아 왔다.
대성산업가스의 영업이익은 2016년 말 649억 원에서 2017년 말 737억 원, 2018년 말 938억 원으로 2년 만에 44.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2.7%에서 16.6%까지 상승했다.
다만 MBK파트너스가 대성산업가스를 매각하는 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성산업가스 매각이 아직 이르다고 여겨지는 만큼 맥쿼리PE가 원하는 가격을 맞춰 주지 않으면 MBK파트너스로선 언제든지 매각의사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대성산업가스 매각 가격으로 2조5천억 원을 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 가격에 대성산업가스 매각이 이뤄지면 MBK파트너스는 2년 9개월 만에 7천억 원에 이르는 매각차익을 얻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