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두산건설 코오롱글로벌 벽산엔지니어링 등 7개 건설업체가 1천억 원 규모의 공공사업인 폐수종말처리시설 건설공사에서 담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0부터 2011년까지 진행됐던 4개의 폐수종말처리시설 공사입찰에서 7개의 건설회사가 담합을 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적발된 회사는 금호산업, 코오롱글로벌, 두산건설, 한솔이엠이, 벽산엔지니어링, 한라오엠에스, 한화건설 등이다.

공정위는 7개 회사 가운데 6개 회사에 모두 26억7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호산업과 코오롱글로벌은 2010년8월 조달청이 공고했던 전북 익산시 일반산업단지의 폐수종말처리시설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낙찰자와 입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공사예정가격(273억4100만 원)의 95%보다 조금 낮은 수준에서 투찰하기로 합의했다. 금호산업이 259억 원에 최종적으로 낙찰받았다.

정상적 입찰공사 낙찰률이 70~80% 수준에서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2011년 4월 전곡 해양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입찰에서 한솔이엠이를 밀어주기 위해 벽산엔지니어링, 한라오엠에스 3개 회사가 담합했다.

벽산엔지니어링은 들러리를 선 대가로 7700만 원을 받았고 한라오엠에스는 향후 시설공사 수주를 맡기로 했다. 당시 입찰에서 투찰률은 각각 한솔이엠이가 99.958%, 벽산엔지니어링이 99.980%으로 거의 100%에 이르렀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연천 청산일반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입찰에서 코오롱글로벌과 두산건설이 담합했다. 이번에 코오롱글로벌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두산건설이 들러리로 참여했다.

두산건설은 사전에 합의한 이른바 들러리용 설계도를 제출하면서 94.299%의 투찰률로 입찰에 참여해 코오롱글로벌이 높은 가격(공사예정가 대비 94.898%)으로 낙찰 받는데 도움을 줬다.

한솔이엠이는 한화건설의 낙찰을 돕기 위해 들러리를 섰다. 한솔이엠이는 2011년 7월 파주 월롱첨단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입찰에서 한화건설과 담합했다.

한솔이엠이는 한화건설의 들러리를 서준 대가로 8천만 원을 받았고 앞으로 추진될 대규모 민자사업에 컨소시엄 구성사로 참여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한화건설의 낙찰률은 92.95%(낙찰금액 144억1650만 원)였다.

그러나 한화건설은 4개월 뒤 한솔이엠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한 파주시 하수관거정비 민자사업에서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공정위는 총 4건의 입찰담합에 가담한 7개 업체 가운데 6개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라오엠에스는 한솔이엠이의 컨소시엄 업체로 투찰행위와 대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과징금을 부과받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