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악화된 항공업황 속에서 보잉 B737NG 항공기 결함이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보잉 B737NG 항공기 결함과 관련해 애를 먹는 이유를 두고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한 가지 항공기로만 집중한 결과라는 시선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정비비용을 줄이고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전체 항공기 구성을 보잉 B737NG계열로 채웠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은 매년 평균 5대 이상의 항공기를 도입하며 보잉 737NG 항공기를 46대까지 늘렸다.
문제는 저비용항공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보잉 B737NG 기종에서 균열이 발견되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가 10월에 미국 연방항공청으로부터 보잉 B737NG계열 항공기에서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제주항공 보유 항공기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의 보잉 B737NG 계열 항공기 150대 가운데 100대의 점검이 완료됐고 나머지 50대의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점검이 완료된 100대의 항공기의 항공사별 점검 추진경과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현재까지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3대, 이스타항공 2대에서 균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균열이 발생한 항공기 3대를 놓고 보잉과 수리장소를 협의하고 있지만 문제는 항공기 3대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보잉 B737NG 항공기 가운데 동체균열이 발견되는 기체의 특징을 살펴보면 운항횟수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결함이 나타나고 있어 추가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항공기 결함문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말 국내 최초로 보잉의 최신 기종인 B737 맥스 2대를 도입했지만 추락사고가 잇따르면서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고 항공기 리스비와 보관료 등 고정비가 발생해 손실을 입고 있다.
최근 균열이 발견된 보잉 B737NG 계열의 수리기간은 2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운항횟수와 관련해 발생하는 결함인 만큼 한 번의 수리로 완전히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제주항공의 실적에 꾸준히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공은 일본 불매운동, 환율 상승 등 외부요인 때문에 2019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74억 원, 순손실 301억 원을 봤는데 항공기 결함문제까지 겹쳐 앞으로 손실을 이어갈 수 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결함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제주항공은 고객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보잉 B737NG 계열 항공기에서 문제가 된 항공기 날개 이음새를 기체 안쪽에서 고정하는 지지대 부분뿐만 아니라 기체 내부 전체를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점검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11월 말에 안전운항 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도 발표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항공기 균열 문제와 관련해 안전 매뉴얼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며 “새로 수립하는 종합대책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해 고객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