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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하림그룹 품에 안긴 팬오션이 새로운 출발준비로 분주하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팬오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전면에서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은 27일 신주를 재상장해 주식거래를 재개한다.
팬오션은 지난달 12일 팬오션 관계인 집회에서 감자안이 포함된 변경회생계획안이 가결됐으며 17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팬오션 재상장시 시초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팬오션 관계자는 “재상장에 임박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은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종결을 신청했다. 법원은 늦어도 다음 주 안에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팬오션은 “회생절차 종결신청일 현재 회생채권의 변제율이 91.7%”라고 밝혔다. 팬오션의 자산과 부채 규모, 경영상태 등을 고려할 때 채무자에 대한 변제에 문제가 없고 정상적 회사경영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팬오션은 지난 2월 하림그룹-JKL컨소시엄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6월 초 인수대금 1조79억5천만 원 전액을 완납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아 경영진에도 변화가 생겼다. 팬오션은 20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추성엽 대표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유식 대표이사는 물러났다.
김 회장이 팬오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팬오션의 새 출발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김 회장은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조 원이 넘는 팬오션의 인수를 성사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은 팬오션 인수를 통해 ‘한국판 카길’과 같은 곡물유통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하림은 육가공 생산뿐 아니라 국내 최대 사료공급을 담당하는 회사다. 김 회장은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에 곡물사업부를 신설해 하림과 팬오션의 시너지를 키우려 한다.
김 회장은 팬오션 대표이사로서 사업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팬오션 인수가 확정된 뒤 “나는 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뿐”이라며 “전문성을 보유한 팬오션 구성원들을 믿고 그 사람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김 회장이 구체적 경영참여보다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선에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팬오션 안살림은 추성엽 대표가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추 대표는 팬오션이 STX그룹에 인수되기 전 범양상선 시절부터 해운업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라다. 추 대표는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단장을 맡는 등 김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팬오션의 새출발 작업이 순항하고 있지만 해운업황이 사상최악의 침체기라는 점에서 파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운회사들은 물동량 부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 등 대형 해운회사들이 올해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저유가 덕분이었다.
팬오션은 2013년 영업손실 2221억 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216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614억 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이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