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중 EBS 사장이 인기 캐릭터 ‘펭수’를 활용한 콘텐츠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를 통해 EBS 재정적자 해소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8일 EBS에 따르면 EBS는 펭수 굿즈를 2019년 안에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굿즈는 특정 인물이나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기획상품을 말한다.
EBS는 유튜브방송과 콜라보(협업)에 이어 자체 제작한 굿즈를 내놓으면서 펭수의 수익원을 다변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펭수는 EBS 방송과 유튜브채널 ‘자이언트펭TV’에 나오는 펭귄 캐릭터다. 김 사장을 ‘김명중’으로 지칭하는 등 거침없고 당돌한 탈권위적 태도로 20~30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트 펭TV 구독자 수는 8일 기준으로 45만8천 명을 넘어섰다. 5일 40만 명을 돌파한 점을 고려하면 사흘 만에 5만 명이 늘어났다.
EBS는 자이언트펭TV의 유튜브 수익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웹사이트 ‘녹스인퓰런서’에 따르면 자이언트펭TV의 매달 평균수입은 광고·제휴를 합쳐 7357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인터넷서점 예스24와 알라딘에서 펭수의 한정 굿즈를 내놓는 등 콜라보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펭수가 언급한 참치캔 등이 화제에 오르면서 관련 광고를 찍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BS는 펭수를 활용한 구체적 사업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EBS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부분이 없다”며 “11월 중순은 되어야 알릴 수 있는 내용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펭수는 EBS 내부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로 관련 매출은 고스란히 EBS의 수익이 된다. 이 때문에 EBS가 펭수를 통한 새 수익원 확보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 사장도 10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펭수의 기획안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 EBS의 자체 제작 캐릭터 '펭수'. < 자이언트펭TV > |
EBS는 2018년에 영업손실 1237억 원을 봤다. 2016년부터 3년 연속으로 적자를 본 데다 2017년 565억 원에서 손실폭이 2배 이상 커졌다.
김 사장은 EBS의 재정위기에 대응해 콘텐츠 강화를 추진해 왔다. 3월 취임했을 때도 “교육 분야 이외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 본인도 콘텐츠 전문성을 갖췄다. 그는 취임 전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호남대 문화콘텐츠사업단 단장도 역임했다.
이를 고려하면 김 사장은 앞으로 펭수를 활용한 캐릭터 라이선스나 프로그램 제작·수출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EBS가 2000년에 만들어진 자체 제작 캐릭터 ‘번개맨’을 활용해 뮤지컬 제작과 프로그램 수출에 성공한 전례도 있다.
김 사장이 펭수의 성공모델을 다른 캐릭터에 적용해 콘텐츠사업 전반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EBS는 10월 번개맨의 유튜브채널 ‘번개맨 파워TV’를 개설해 여러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국내 캐릭터산업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다 캐릭터를 활용한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도 보편화되고 있다”며 “펭수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캐릭터인 점을 고려하면 EBS에서도 관련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캐릭터산업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11조573억 원으로 집계돼 2005년 2조7천억 원에서 10여 년 만에 5배가량 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