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BNK투자증권을 BNK금융그룹의 주력계열사로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BNK금융지주는 은행 계열사에 거의 모든 실적을 의존하는 사업구조인 탓에 저금리기조에서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김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이 다급할 수밖에 없다.
5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을 키우기 위해 활발한 성장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BNK투자증권 대표가 최근 KB증권 출신의 김병영 대표이사 사장으로 교체된 것을 계기로 이런 노력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김 사장은 증권업계에서 능력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며 “BNK투자증권에 더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완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의 규모를 키워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등 은행 계열사의 부진을 만회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BNK투자증권의 빠른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이 필수과제로 꼽힌다.
김병영 사장은 이런 흐름에 맞춰 취임식에서 BNK투자증권의 기업금융 역량 강화와 장외파생사업 신규 진출, 신탁사업 추진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BNK투자증권을 자본 1조 원, 순이익 1천억 원 규모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순이익 1천억 원은 BNK금융지주 올해 연결기준 순이익 추정치의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 회장이 2023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를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만큼 BNK투자증권을 가장 큰 비은행 계열사로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91억 원을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2%에 이르는 증가폭을 보였지만 연간 1천억 원을 달성하기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김 사장이 공격적 수준의 성장 목표를 제시한 만큼 BNK금융지주도 BNK투자증권의 외형 성장과 수익 증가를 앞당기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BNK투자증권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BNK금융지주가 신주를 모두 인수하도록 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며 육성 의지를 보였다.
BNK투자증권에 추가로 유상증자가 이뤄지거나 다른 증권사 인수합병, 영업망 확대 등을 통한 지원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BNK투자증권의 성장은 BNK금융지주가 중장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로 꼽힌다.
BNK금융지주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90% 가까운 순이익을 의존하고 있어 점차 본격화되는 저금리와 경기침체에 취약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결국 BNK투자증권과 같은 비은행 계열사 육성이 갈수록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BNK캐피탈은 해외사업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사업영역이 넓지 않아 단기간에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BNK자산운용은 아직 이익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아직 진출하지 않은 장외파생상품 거래와 신탁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
김 회장은 부국증권 대표이사와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 등을 증권업계 전문가인 만큼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BNK투자증권을 키우는 데 당분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BNK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유상증자와 영업능력 강화 노력이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수익원 다변화로 그룹의 수익성 개선을 지속하겠다”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