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시기를 놓고 급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2016년에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때와 비교해 호텔롯데의 실적과 영업환경 등에 변화가 생긴 만큼 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 부회장은 30일 롯데리츠 상장 행사에 참석해 “(호텔롯데 상장은) 기본적으로 빨리 추진한다는 것은 변함없다”면서도 “여건이 되면 빨리 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경제상황을 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호텔롯데 상장작업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됐지만 황 부회장은 선을 그었다.
호텔롯데 상장은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작업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롯데’를 향한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단추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2016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었지만 당시 신 회장의 경영비리 및 뇌물혐의가 불거지면서 모든 상장작업이 멈춘 상태다.
황 부회장은 15일 세계여성이사협회(WCD)에서도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여건만 되면 진행하고 싶지만 구체적 일정을 논하긴 어렵다”며 “투자자를 설득할 만한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관세청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취소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가 취소되면 호텔롯데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아울러 최근 국내 면세점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지금 당장 호텔롯데 상장작업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