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에 포렌식 조사명령을 내렸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조사 과정에서 주요 정보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LG화학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뤄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무역위원회는 9월23일 LG화학이 제기한 포렌식 요구를 받아들여 3일 SK이노베이션에 포렌식을 명령했다.
포렌식은 컴퓨터 서버 및 디지털 기록매체에서 삭제되거나 남은 정보를 분석해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디지털 조사다.
포렌식 조사는 국제무역위원회가 LG화학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절차) 과정 중에 이뤄졌다.
디스커버리 절차를 통해 분쟁 당사자들은 서로 지닌 증거를 공개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디스커버리 과정에서 제출한 문서들 중 특정 컴퓨터의 휴지동에 저장돼있던 엑셀파일에 980개의 문서목록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LG화학은 980개의 문서가 디스커버리과정에서 제출되지 않았음을 들어 고의로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무역위원회에 포렌식 명령을 요청했다.
국제무역위원회는 "SK00066125라는 엑셀파일에 열거된 980개 문서에서 LG화학 소유의 정보가 발견될 구체적인 증거가 존재한다"며 "포렌식을 통해 이 소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증거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며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 포렌식 컨설턴트가 참가한 가운데 포렌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무역위원회의 디스커버리 절차는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국제무역위원회의 예비판정이 2020년 6월경, 최종 판결은 2020년 10월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