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한빛원전 3·4호기 부실시공 의혹을 놓고 법적 계약의무를 다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송진섭 현대건설 전무는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1995~1996년에 한빛원전 3·4호기를 준공했고 이후 5년의 하자보수기간을 거쳤다”며 “법적으로 계약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송진섭 현대건설 전무가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송 전무는 “한빛원전에 생긴 공극(구멍)은 발생원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서 협의체를 구성했으니 앞으로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 위원장도 “이번 공극의 발생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원자력안전위 등은 17일 ‘한빛원전 3·4호기 격납건물 공극 관련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협의체는 사업자 한국수력원자력, 시공자 현대건설, 설계사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안전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콘크리트학회 관계자 등 총 7명으로 이뤄진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송 전무의 답변에 “한빛원전 3·4호기는 부실공사로 ‘벌집 원자로’가 됐다”며 “현대건설이 보강재를 제거하지 않고 계속 타설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위원장은 “157㎝ 깊이의 구멍이 생겼고 200개가량의 공극이 발생했으면 시공이 잘못된 것”이라며 “30년 동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해 놓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도 “현대건설을 대표해서 왔다고 해서 책임 있게 말할 줄 알았는데 책임을 떠넘기고 회피했다”고 말했다.
한빛원전 공극은 2017년 11월~2019년 7월 조사를 통해 3호기에서 94개, 4호기에서 102개가 발견됐다. 같은 기간 국내 원전에서 공극이 238개 발견됐는데 그 가운데 82% 이르는 공극이 한빛 3·4호기에서 발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