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를 실적 부진의 늪에서 끌어올릴 ‘해결사’를 외부에서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하반기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뿐 아니라 이마트 임원 40명 가운데 부사장과 상무, 상무보 등 10여 명을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정 부회장의 ‘러닝메이트’로 신세계그룹 오너일가의 전폭적 신뢰를 받고 있었던 인물이었는데 이를 교체한 만큼 다른 임원들도 교체 칼바람에서 무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규모 인적쇄신의 배경은 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이마트는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본 데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과 이 대표는 피코크,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등 이마트의 새로운 사업을 함께 이끌며 이마트 실적 회복에 힘써왔지만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초강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똑같은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시대 흐름에 맞는 혁신을 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유통산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제때 적응하지 못한 이마트를 확실하게 바꿔낼 수 있는 새 대표를 찾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규모 임원 교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내부 임원의 승진보다는 외부 수혈에 힘이 실린다.
이마트는 2011년 신세계로부터 법인이 분리된 뒤 신세계그룹 내부 인사가 대표이사를 맡아왔는데 처음으로 외부 영입을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존 리 구글 대표가 후임자로 거명되고 있다.
존 리 대표는 유통업체 온라인 상거래에 경험이 많은 인물로 최근 온라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적임자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 당시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로 일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만큼 여론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존 리 대표가 후임자로 거명되는 배경에는 지금의 이마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업이 아닌 온라인 유통업에서 돌파구를 찾아야한다는 이마트 안팎의 절박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 대표가 이미 퇴임인사를 한 만큼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길게 공석으로 놔두지 않기 위해 이르면 10월 안으로 정기 임원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임원 인사폭은 정해진 내용이 없다”며 “이 대표의 후임자와 관련해서도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