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이 화학제품 생산능력을 계속 키우고 있다.
한화토탈은 증설을 통해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립하고 동시에 미래에 다가올 화학사업의 호황기에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화토탈에 따르면 2021년까지 진행되는 잇따른 증설은 모두 올레핀족 화학제품에 집중돼 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폴리에틸렌 생산능력을 연 40만 톤 늘리는 증설을 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폴리프로필렌 40만 톤, 에틸렌 15만 톤, 프로필렌 4만 톤의 증설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앞서 9월에는 에틸렌 31만 톤, 프로필렌 13만 톤을 생산하는 가스 전용 분해설비도 완공했다.
한화토탈은 이런 증설에 1조4300억 원에 이르는 큰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대규모 증설계획은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고부가 제품 생산능력까지 갖추려는 전략적 투자”라며 “안정적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호황기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이 올레핀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증설하는 것은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가 에너지(정유)부문을 제외하면 화성(방향족 화학제품)부문에 치우쳐있기 때문이다.
한화토탈은 원유 정제설비를 보유한 정유사는 아니지만 스플리터라는 설비를 활용해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정제하는 정유사다.
이 때문에 한화토탈도 화학사업을 진행해 왔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한화토탈의 사업부문별 매출비중은 에너지부문이 40%, 화성부문이 38%, 수지(올레핀족 화학제품)부문이 17%였다.
올레핀족 화학제품의 생산설비 증설은 한화토탈이 화학사업의 비중을 키우면서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는 길인 셈이다.
게다가 올레핀족 화학제품은 범용성이 높다는 특성 때문에 화학업황이 그대로 반영되는 제품군이기도 하다. 호황기에 가장 가격이 많이 상승하고 불황기에 가장 가격이 많이 떨어진다.
업계에서 에틸렌 가격이 화학업황을 바라보는 지표로 쓰일 정도다.
한화토탈의 증설은 2018년부터 시작된 불황 사이클이 끝나는 시점인 2022~2023년을 염두에 둔 준비이기도 하다. 화학사업은 4~5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고 알려져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학산업이 2018년부터 다운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2022~2023년까지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불황이 끝나고 호황기가 돌아오면 한화토탈은 올레핀족 화학제품 증설로 준비해 온 만큼 커다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돼 화학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화학산업은 2018년 하반기부터 불황 사이클에 들어섰다.
한화토탈도 불황 속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2192억 원을 내 지난해 상반기보다 67.5% 줄었으며 2분기만 따지면 영업적자 387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