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르노, 푸조시트로엥(PSA) 등 미국과 프랑스 완성차기업들이 매우 고전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브랜드의 판매 감소는 산업 수요 감소폭을 크게 웃돌고 있는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독일, 일본 완성차업계와 달리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중국에서 미국과 프랑스 브랜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브랜드의 수혜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
13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중국 자동차시장 판매실적을 종합해볼 때 미국 브랜드의 부진이 눈에 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브랜드들을 합한 1~8월 판매량은 모두 126만5600대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1.8% 감소했다.
중국에서 판매된 전체 자동차 대수는 같은 기간 11% 하락했는데 미국 브랜드의 판매 감소폭은 이를 2배나 웃돌았다.
미국 브랜드의 영향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18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을 봐도 전체 판매량은 2.8% 떨어지는데 그쳤지만 미국 브랜드 판매량은 18.5%나 급감했다.
프랑스 완성차기업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르노와 푸조시트로엥 등 프랑스 브랜드의 중국 판매량은 올해 1~8월 9만3300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59.9%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프랑스 브랜드의 자동차 판매량은 32.7% 떨어졌는데 올해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이들은 사실상 중국시장에서 철수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프랑스 브랜드의 중국 완성차시장 점유율은 올해 1.3%에 머문다.
눈여겨 볼 만한 점은 미국과 프랑스 브랜드의 부진이 독일과 일본 브랜드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누적기준으로 독일과 일본 브랜드의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각각 23.8%, 21.7%를 보인다. 2014년만 하더라도 두 국가 브랜드의 점유율은 합산 35% 수준에 불과했는데 10%포인트나 늘었다.
미국·프랑스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21.8%에서 10.2%로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5년 동안 9%에서 4.5%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프랑스 완성차기업의 부진에 따라 독일과 일본 브랜드의 영향력만 커졌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실제 중국에서 많이 팔리는 모델을 살펴봐도 독일·일본 자동차기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는 폴크스바겐의 콤팩트세단 ‘라비다’(29만3678대)이다.
닛산의 블루버드가 2위에 올라 있으며 폴크스바겐과 토요타, 혼다 등의 차량들이 상위 10개 차종 가운데 8개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독일과 일본 완성차기업의 영향력이 두텁다.
반면 현대차가 올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모델인 신형 ix35(NU)는 8만7천여 대 팔렸는데 이는 베스트셀링카부문 10위인 폴크스바겐의 ‘뉴보라’보다 40% 낮은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