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사업에서 수익성 위주로 선별적 수주에 더욱 까다로운 잣대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은 취임 이후 특히 해외 플랜트사업 정상화를 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는데 수익성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판단되자 안정성 높은 사업장에는 공격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10일 GS건설에 따르면 해외플랜트시장에서 저가를 앞세운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주 확대에 나서지 않을 방침을 세우고 있다.
GS건설은 해외사업에서 보수적 기조를 이어가는 대신 플랜트 투자사업 진입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은 8일 터키 ‘제이한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법인 ‘CPEY’ 지분 49%를 인수하면서 플랜트 투자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분인수 금액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업비만 1조7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다.
GS건설 관계자는 “GS이니마 인수 등을 통해 수처리영역에서 개발운영사업을 진행한 것 외에 기존 주력사업인 플랜트에서 개발운영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해외플랜트 투자사업에서 GS건설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그동안 쓴맛을 봤다.
2010년대 초반 중동발 해외플랜트 발주가 활발했던 시기에 저가 수주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면서 큰 손실을 봤다. 2013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1조 원 가까이 내기도 했다.
임 사장은 2013년 6월 취임 직후 해외사업장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GS건설 해외사업은 2016년과 2017년에 연달아 적자를 냈지만 부실사업장 정리와 선별수주 노력 등에 힘입어 2018년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임 사장은 수주에만 의존하는 보수적 경영기조를 벗어날 뜻을 내비쳤다.
임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단순시공 위주 사업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9년에 새롭게 도약하는 GS건설의 모습을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 플랜트는 GS건설 해외매출의 70%,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 주택·건축(43%) 다음으로 높다.
국내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GS건설이 해외 플랜트를 포함한 해외사업 확대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저가수주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해외 신규수주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GS건설은 3분기 기준 해외 누적수주를 1조4천억 원가량 달성했다. 2019년 해외 수주목표 3조5천억 원의 4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GS건설이 터키 제이한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에 단순히 건설사로서 시설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지분 참여까지 하기로 한 것도 기존의 해외수주 전략만으로 성장을 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도약을 위해 해외사업 성장이 중요한 상황에서 개발운영사업 진입을 새로운 기회로 엿보고 있는 것이다.
GS건설은 이번 터키 제이한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에서 지분참여를 통한 향후 운영수익은 물론 기본설계(FEED)와 EPC(설계·조달·시공) 수행을 통한 추가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터키 제이한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은 터키 아다나주 제이한 지역에 연간 45만 톤 규모의 프로필렌 및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현재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EPC 전환이 예상된다. 2024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