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인도 국방부에서 발주하는 잠수함 6척의 입찰경쟁에 뛰어들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 잠수함의 수주가 수익성 개선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수주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인도 잠수함 수주를 놓고 군함회사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 러시아 방산회사 로소보로넥스포트, 프랑스 방산회사 네이벌그룹, 스페인 조선사 나반티아 등과 경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잠수함은 대우조선해양이 잘 할 수 있고 그만큼 집중하는 선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인도 잠수함 프로젝트는 발주규모도 65억 달러에 이르러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
대우조선해양의 2019년 수주목표가 83억7천만 달러임을 고려하면 싹쓸이 수주를 기준으로 한 차례 수주에 한 해 수주목표의 80%가량을 달성할 수 있다.
게다가 잠수함을 포함한 군함은 기업이 아닌 국가의 필요에 따라 발주되는 선박이기 때문에 계약 취소에 따른 불확실성도 없는 안정적 선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 잠수함 수주를 위해 인도 국방부가 요구하는 잠수함의 현지조립에 경험이 있다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잠수함 3척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1번함과 2번함을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했지만 3번함은 옥포조선소에서 블록만 생산한 뒤 현지 조선소로 옮겨 조립을 마무리하고 인도했다.
게다가 인도 잠수함은 선박의 종류를 점차 단순화하며 반복건조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전략에도 딱 들어맞는 선박이다.
같은 선박을 반복해서 건조하면 선박 설계나 라인 조정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인도일정도 앞당길 수 있다. 인도일정을 앞당기면 그만큼 도크를 빨리 비워 더 많은 선박을 수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인도 잠수함 입찰과 관련해 참여 여부를 상당히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입찰 신청기간은 6월부터 시작됐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신청 마감이 임박한 9월 초가 돼서야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9월26일 더힌두(The Hindu) 등 현지 언론들은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9월 초 잠수함 6척 입찰에 참여할 것을 대우조선해양에 요청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은 결국 입찰신청 마감의 순간에 와서 입찰 참여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고민은 인도 국방부가 일반적 조선사나 방산회사가 받아들이기 다소 어려운 요구를 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 국방부는 최종 조립을 현지 조선소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조건 외에도 일부 건조기술의 이전과 프로젝트의 지분 51%를 인도 국방부가 지정한 현지 조선소가 보유한다는 조건도 내걸고 있다.
건조기술의 이전은 차치하더라도 건조 프로젝트를 조선사나 방산회사가 주도할 수 없다면 급작스러운 사양변경이나 작업일정의 조정 요청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스웨덴 방산회사 사브(Saab)는 입찰 참여를 고민하다 결국 포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은 현지조립의 노하우가 있는 만큼 블록 수송에 시간이 걸린다는 제약 아래에서도 인도일정을 맞출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