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 인재채용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영업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최근 증권업계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다는 시선이 늘자 인재채용에 신중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증권사들이 대체로 대규모 인원을 채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데다 증권사 역시 은행을 따라 디지털화에 힘쓰면서 영업점 인력을 줄이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증권사들이 낮아진 채권금리에 힘입어 자기매매 이익으로 ‘반짝’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에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전체 증권사의 채용규모는 약 3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500명 수준에서 반토막에 가깝게 줄어드는 것이다.
증권사들의 채용규모 감소는 최근 지점을 줄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방식의 주식거래 플랫폼이 인기를 얻으면서 증권사들의 영업점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증권사 영업점은 1062곳으로 2016년 말과 비교해 16.7% 감소했다. 2017년 1142곳에서, 2018년 초 1122곳, 2019년 초 1076곳으로 꾸준히 줄었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건사고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점도 증권사들이 채용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직원 개개인의 ‘도덕성’과 연결된 사건들이 많았던 만큼 아무래도 신입직원을 뽑는 데 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소속 리서치센터 연구원의 선행매매(사전정보로 주식을 사고 파는 행위) 의혹을 받아 현재 조사를 받고 있고 한국투자증권의 한 프라이빗뱅커 역시 ‘조국 사모펀드’ 논란에 연루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한 증권업의 관계자는 “디지털화에 따라 채용인원이 줄어든 탓도 분명히 있겠지만 실제로 윤리의식을 지닌 인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욱 까다로워진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도 각각 청렴, 도덕성, 윤리 등의 키워드를 신입직원의 인재상으로 내걸며 하반기 채용 과정에서 더욱 철저하게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윤리의식과 리스크관리 등을, 삼성증권은 인간미와 도덕성을 인재상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신뢰성과 책임감을 주요 덕목으로 강조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