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은행과 증권사가 같은 공간에서 영업하는 복합점포에 보험사도 입점하는 방안을 시범적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는 3일 금융지주사가 운영하는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할 수 있는 시범운영을 허용했다. 시범운영기간은 2017년 6월까지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이번 복합점포 도입은 금융권의 칸막이를 낮춰 경쟁과 융합을 촉진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행법 안에서 제한적이고 시범적인 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개별 지주사당 3개 이내의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입점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로 구성된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추가로 들어오는 방식이다. 증권사 없이 은행과 보험사만 함께 운영되는 형태는 허용되지 않는다.

복합점포에 입점한 보험사 직원들은 은행과 증권사에게 배정된 영업공간 안에서 보험상품을 모집할 수 없다.

금융지주사는 시범운영 기간 내내 복합점포 운영현황을 파악해 매 분기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복합점포에 입점한 은행과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규제를 우회해 영업하는지를 상시적으로 점검한다. 방카슈랑스 규제는 은행이 개별 보험사의 상품을 최대 25%까지만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금감원은 정체를 숨기고 방문하는 고객인 ‘미스터리쇼퍼’ 등을 활용해 불완전판매나 구속성 보험 판매 등을 살핀 뒤 적발될 경우 제재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은행과 증권사가 함께 영업하는 복합점포를 지난해 허용했다. 그 뒤 보험사의 입점도 추진했지만 방카슈랑스 규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쳤다. 보험설계사들도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2017년 하반기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에 따른 소비자 만족도 증가와 부작용 발생 등을 점검하겠다”며 “방카슈랑스 규제와 보험설계사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해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생명 등 금융지주사 계열사인 보험사들은 금융위의 이번 방안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반면 삼성생명 등 전업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규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을 막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금융위가 내놓은 복합점포 방안은 이제 정착되고 있는 방카슈랑스 규제를 우회적으로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정책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지키려면 정책을 조급하게 추진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