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에서 굵직한 사업을 잇달아 따내면서 하반기 해외수주를 향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하반기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수주를 준비해온 대형사업들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현재 4분기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해외수주 후보군 규모는 현대건설이 141억 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이 106억 달러, GS건설이 68억 달러, 대우건설이 50억 달러, 대림산업이 11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파악했다.
현대건설이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해외사업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본다.
현대건설은 현재 상반기 낙찰의향서를 받은 이라크 유정 물 공급시설 사업(25억 달러)의 본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파나마 도시철도 3호선(26억 달러) 사업과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8억 달러)도 수주가 기대된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정 물 공급시설을 비롯해 까르발라 발전소, 철도 프로젝트 등 이라크 3대 프로젝트의 총공사비 규모는 64억 달러로 추정된다”며 “현대건설은 이 가운데 1~2개 프로젝트 수주가 기대되는 등 해외수주 후보군이 줄고 있는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최근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사업을 따내며 인도네시아 화공플랜트시장에서 수주 물꼬를 텄다.
이 사업에서 현대엔지니어링 몫은 2조6천억 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 현재까지 누적 해외수주 40억 달러를 쌓아 연초 목표했던 43억 달러를 거의 달성했다.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사업의 발주처인 페르타미나(PT Pertamina)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국영 석유가스공사로 이번 사업을 통해 향후 발주될 대형 프로젝트에서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로써 올해 초 ‘건설명가 재건’을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 구축 전략’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해외수주 목표액(별도기준 7조7천억 원, 연결기준 13조1천억 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11일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것을 신호탄으로 수주기회 확대를 노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매각을 앞두고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해외 LNG액화플랜트에서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지속해서 나왔다.
이번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 사업 원청 수주를 통해 기존 사업을 준비해온 나이지리아, 모잠비크뿐 아니라 러시아,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관련 수주를 추가할 가능성을 높였다.
▲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특히 4분기 시공사 선정이 예상되는 모잠비크 LNG액화플랜트 1공구 사업은 추정 사업비 7억~8억 달러 수준으로 대우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과 모잠비크 LNG액화플랜트 1공구 사업의 사업비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우건설은 이 사업들을 통해 연초 제시했던 수주목표액 3조2천억 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반기 해외사업이 기대되는 대표적 건설사다. 이 회사는 상반기 해외수주목표 12%가량을 달성하면서 주력인 해외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하반기 가능성 있는 수주후보군이 쏠려 있다.
상반기부터 기대를 받아온 알제리 하시메사우드 정유공장(17억5천 달러)과 미국 PTT글로벌케미칼 에탄 분해공장(11억 달러) 사업 등이 남아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8월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와 정유공장 기본설계(FEED) 계약을 맺으며 고부가가치 영역의 역량을 입증했다. 이 사업은 2020년 25억 달러 규모의 EPC(설계·조달·시공)를 포함하는 사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수행한 기본설계(FEED) 공사도 향후 EPC(설계·시공·조달) 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