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정몽진 KCC 회장은 사촌이다. 이들은 범현대가인데 삼성가와 손잡아 주목을 받았다.
정몽규 회장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공동출자해 면세점사업에 뛰어들었다. 정몽진 회장은 KCC를 통해 삼성물산 자사주를 매입해 합병의 백기사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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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두 사람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벌써부터 시장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주가는 1일 전일보다 2.27% 오른 6만7700원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 주가는 면세점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 호텔신라와 면세점사업에서 협력하기로 발표한 뒤 주가가 14.2% 상승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합작해 HDC신라면세점을 출범했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용산 아이파크몰의 인프라에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도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HDC신라면세점의 사업자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본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사업자 육성이 시급하다”며 “HDC신라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6월29일 “HDC신라면세점이 운영능력과 접근성, 중소기업지원 항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몽규 회장은 2일 이부진 사장과 함께 면세점 후보지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연다. 비전 선포식을 통해 면세점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굳히려는 것이다.
정 회장은 호텔신라와 협력으로 현대산업개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반면 삼성물산과 손잡은 KCC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몽진 KCC 회장은 삼성물산 자사주 취득가격이 너무 높다며 배임논란에 휩싸여 있다. 또 KCC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 통과를 위한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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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진 KCC 회장. |
삼성물산은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 통과를 놓고 표대결을 펼친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비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KCC에게 매각해 의결권을 되살렸다.
KCC는 자기자본의 10%가 넘는 6743억 원을 들여 삼성물산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하지만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 자사주 처분이 정당하지 않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1일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앞서 제기한 주주총회 소집통지와 결의금지 가처분신청은 기각했으나 자사주 처분에 대한 가처분신청은 판단을 보류했다. 법원이 KCC가 취득한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정몽진 회장이 삼성물산 지분 취득으로 기대되는 KCC의 시너지도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KCC 전체 매출 가운데 삼성그룹을 대상하는 매출은 1%대”라며 “단기간에 삼성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매출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지분취득은 재무와 영업적 효과를 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그룹과 시너지는 장기적 고려의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KCC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0.41% 떨어진 48만9천 원을 기록했다. KCC주가는 삼성물산 자사주 취득을 발표한 지난달 10일 이후 2.8% 하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