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정책에서 대표적 매파(강경파)로 분류되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CS) 보좌관을 경질했다.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온건파)’로 분류되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힘이 실리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롯한 대외정책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볼턴 보좌관에게 그가 일하는 것이 백악관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며 “행정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그와 많은 부분에서 의견을 크게 달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에게 사직서를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볼턴 보좌관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의 봉사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음주에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찰스 쿠퍼맨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을 볼턴 보좌관의 대행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외교·안보 ‘투톱’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북한 선제타격, 이란 정권 전복,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한 군사행동 등 강경 대외정책을 제안해온 대표적 매파(강경파)였는데 지난해 3월22일 백악관에 입성한지 약 1년6개월 만에 떠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의 제안을 번번이 거절하고 강경노선보다는 협상노선을 선택해왔던 만큼 볼턴 보좌관의 경질 가능성은 그동안 심심치 않게 떠오르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를 떠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쪽으로 미국 대외정책의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장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볼턴 보좌관 경질이 이뤄진 만큼 북미 대화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높다.
북한은 10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통해 “9월 하순에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