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홈플러스 오프라인매장의 여유공간을 활용하는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매장규모를 줄이는 것은 대형마트의 이점이 사라지게 돼 기존 매장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서 실적 부진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일산점에서 매장의 남는 공간을 개인창고로 빌려주는 ‘더 스토리지’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매장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의 하나로 공유주방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단일매장의 규모가 경쟁사와 비교해 큰 편이다.
홈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매장 면적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3사의 매장을 다 더한 전체 면적의 50%를 차지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매장의 유휴공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놓고 어떤 사업이 대형마트에 가장 맞을지 살펴보고 있다”며 “공유주방사업도 그 가운데 하나로 초기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유주방사업은 기존 공유주방기업에 공간을 대여해주는 임대업 방식의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사장은 올해 3월 홈플러스리츠(부동산투자회사) 상장에 실패한 뒤 부동산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의 주차장 공간 등에 온라인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개인창고서비스 등을 시작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유주방 관련 서비스에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면서 관련 규제가 완화된 만큼 홈플러스의 공유주방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공유해 창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공유주방에서 제조가공한 식품을 최종 소비자가 아닌 다른 유통기업에 판매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4차 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공유주방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주방, 공유오피스사업 등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을 플랫폼화하는 작업에 큰 관심을 지니고 있는 홈플러스에게는 호재인 셈이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매장들이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홈플러스를 포함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 기존점 매출은 역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종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은 대형마트”라며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다 온라인유통채널들과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통마진조차 높게 들고 가기가 힘들다”고 바라봤다.
주 연구원은 “이에 더해 보유세와 인건비 등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 감소세가 가파르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도 2018년 매출이 2017년보다 3.7%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절반으로 뚝 떨어지며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오프라인 유통사의 사업 경쟁력 약화와 이에 따른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