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항공업황 악화국면에서 중국 항공당국의 신규 취항 금지조치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까?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항공당국이 10월10일까지 세계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신규 취항과 증편 등을 금지한 것은 이미 중국 노선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현재 운항하고 있는 노선까지 대대적으로 감편을 지시하거나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국의 이번 조치는 오히려 기존에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던 항공사들에게는 호재일 수 있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매출비중이 크고 인천~베이징 등 황금노선에서 고객 인지도도 높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 노선 탑승률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대체노선으로 중국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5월 배분받은 운수권을 활용한 신규 취항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10월10일까지 외국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신규 취항과 기존 노선 증편 등을 금지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취항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1위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에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인천~베이징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불발됐다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에게 상당한 반사이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5월 진행된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서 인천~베이징(다싱 신공항)을 잇는 항공노선 운수권을 확보했다. 두 항공사는 하반기에 이 노선에 취항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지만 이번 중국의 신규 취항 중단조치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베이징 노선은 성수기 탑승률이 95%에 육박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전인 2016년 기준으로는 세계 항공노선 가운데 13번째로 수요가 높은 노선이기도 하다.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여객 매출 가운데 중국 노선이 차지하는 비율은 18%다.
2위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의 2배에 가까울 뿐 아니라 제주항공보다는 3%포인트, 대한항공보다는 4%포인트 높다.
중국이 가까운 거리 때문에 일본의 대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미 중국 노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다른 항공사들의 줄어든 일본 여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급감했던 중국 노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 역시 아시아나항공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의 전 노선 가운데 두 자리 수 매출 성장률을 보인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유럽 노선과 중국 노선 2개 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