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이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OTT)시장의 환경변화로 몸값이 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기업들이 본격 경쟁에 들어가면서 스튜디오드래곤의 강점인 콘텐츠 가치가 높아지면서 미국지사 설립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방송국과 넷플릭스 등 기존 플랫폼들이 쥐고 있던 콘텐츠사업 주도권이 콘텐츠기업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특히 한국 1등 드라마 제작사로서 이런 환경 변화에 부응해 도약할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들마다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붙잡아둘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시장을 지금껏 키워온 글로벌 대기업 넷플릭스는 올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150억 달러(약 18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스튜디오드래곤도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을 제작하는 데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는 등 본격적 협업을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22일부터 좋아하면 울리는을 독점방영 중이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가 한국을 아시아시장의 전략적 거점으로 보고 콘텐츠 수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콘텐츠 확보경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애플 등 세계적 기업들이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사업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새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11월12일에 출시한다. 24일 맛보기 영상을 공개하는 등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하면서 넷플릭스에 공급해온 영상들도 철회하기로 했다. 경쟁의 중심에 콘텐츠가 놓인 점을 보여준다.
애플도 디즈니와 비슷한 시점에 ‘애플TV플러스’를 출시한다. 애플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60억 달러(약 7조 원) 이상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경쟁 심화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한정하지 않아도 스튜디오드래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기존 방식대로 만드는 드라마들의 가치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스튜디오드래곤은 ‘아스달 연대기’를 넷플릭스에 선판매해 드라마를 tvN 등에 방영하기 전에 이미 수익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최 대표는 “디즈니와 (콘텐츠 공급) 논의를 시작했으며 조만간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시장의 환경 변화를 도약의 기회로 잡으려 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재 미국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영상 제작기업을 인수해 미국 현지 및 글로벌 시청자를 겨냥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대표는 “CJENM과 함께 현지 제작사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하반기 안에 스튜디오드래곤US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부터 판이하게 달라진 고객군 확대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고성장의 재점화를 위한 본격적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