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가 뇌전증(간질)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판매허가 승인과 SK바이오팜 상장을 위해 분주하다.
조 대표는 최근 국내 바이오업계의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지만 뇌전증 신약의 미국 판매가 확정되면 SK바이오팜의 상장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SK바이오팜 등에 따르면 조정우 대표는 한 달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 머무르며 세노바메이트의 판매허가를 받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직접 임상3상까지 진행한 뇌전증 치료제로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판매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최종 승인 여부는 올해 11월21일 전후에 나온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임상3상 실패와 기술수출 권리반환 등 악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업체가 개발한 신약 가운데 자력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3상을 통과한 것은 세노바메이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신약이 최종 허가를 받을 확률은 평균 85%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3상을 이미 통과했고 신약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판매허가 심사까지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노바메이트가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뇌전증치료제시장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뇌전증은 발작을 일으키는 신경성 질환인데 세계 뇌전증 환자의 수는 약 6500만 명에 이르며 치료제시장 규모는 2020년 7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노바메이트는 출시 뒤 매년 전 세계에서 매출 1조 원가량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조 대표는 미국 현지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세노바메이트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조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SK라이프사이언스의 판매망 구축 등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도 세노바메이트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 대표는 올해 안에 SK바이오팜을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국내 바이오업종의 주가 부진이 심화되고 있어 상장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 투자심리가 악화한 시기에 상장하면 제대로 된 몸값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허가가 확정되면 바이오업계의 분위기와 관계없이 SK바이오팜은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최소 5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약 3조5천억 원이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다. 그만큼 SK바이오팜의 상장과 기업가치 평가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중요성이 큰 셈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국내업체가 개발한 신약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식품의약국 3상을 통과해 SK바이오팜의 신뢰성이 다른 바이오기업과 차별화되고 있다"며 "올해 상장으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가 확정되는 동시에 상장을 위한 공모 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워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 일정은 잡힌 것이 없다”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허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