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자동차부문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팰리세이드 등 다양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이 현대차의 매출 증가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차가 자동차부문에서 거둔 총매출은 61조3295억 원이다.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을 제외한 순매출만 보면 39조6333억 원인데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만 역대 최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현대차가 올해 자동차부문에서 순매출 80조 원을 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역대 연간 매출로도 최대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두게 되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국내외에서 자동차를 모두 212만7611대 판매했다. 2018년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5.1% 줄었다.
자동차부문 순매출이 80조 원을 넘어서는 것은 2012년 순매출 70조 원을 돌파한 이후 8년 만의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2010년만 해도 자동차부문에서 순매출 57조2930억 원을 냈다. 하지만 글로벌 판매량의 급성장에 힘입어 순매출 규모는 2011년 67조1281억 원, 2012년 71조3065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그러나 이후 판매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심지어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후퇴하면서 순매출의 증가세도 주춤했다.
현대차의 자동차부문 순매출은 2012~2016년까지 72조 원 수준을 보였고 최근 2년 연속으로는 75조 원 안팎에 머물렀다.
현대차의 이러한 매출 증가추세는 SUV 라인업 확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별도기준 실적을 보면 SUV 등 레저용차량(RV)에서 거둔 매출은 모두 9조6087억 원이다. 승용차 판매에서 거두는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레저용차량의 매출은 2013~2015년만 하더라도 승용차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6년부터 레저용차량의 매출비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매출순위가 결국 올해 뒤집혔다.
SUV는 승용차와 비교해 1대당 평균 판매단가가 높기 때문에 매출 증가에 확실하게 영향을 준다.
실제로 현대차의 레저용차량 1대당 평균 판매단가는 2017년 2940만 원으로 승용차의 3648만 원에 턱없이 못 미쳤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884만 원을 보이며 승용차를 200만 원가량 앞질렀다.
현대차의 플래그십(기함)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가 SUV의 판매비중 증가와 매출 증가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지난해 출시한 팰리세이드는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최저 가격이 3500만 원 수준에 책정돼 인기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인기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을 구매하려면 4500만 원 이상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비(가성비)’가 우수하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올해에만 이미 국내에서 3만5천 대 이상 판매됐다.
팰리세이드의 국내 대기물량만 여전히 2만 대 이상을 넘는데다 미국에서도 흥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팰리세이드 중심의 SUV 판매 증가에 계속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