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신규취항 중단조치는 일본 대체 노선으로 중국 노선을 염두에 두고 있던 저비용항공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 항공사가 올해 하반기에 중국 취항을 계획하고 있었던 만큼 중국의 이번 조치는 모든 항공사에게 악재지만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며 “대형항공사(FSC)보다 일본 노선 수요 감소의 영향을 크게 입은 상황에서 대체노선으로 떠오르던 중국 노선 신규취항 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충격을 중국 노선 증편으로 메우려던 항공사들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이 중국 신규취항 운수권 배분에서 수혜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파악했다.
중국 민항총국은 13일 항공사에 공개하는 인터넷사이트에 10월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의 신규취항, 증편, 부정기편 운항 등 모든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 가운데서도 제주항공은 8월 안으로 취항이 예정돼 있었던 중국 신규노선 6개 가운데 절반인 3개 노선의 신규취항이 갑작스럽게 연기됐다.
제주항공은 중국의 신규취항 중단 조치로 부산~장자제, 인천~하얼빈, 무안~장자제 노선의 신규 취항이 연기됐다. 제주항공은 이 3개 노선을 각각 20일, 21일, 22일 취항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또한 올해 하반기 취항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인천~베이징(다싱 신공항) 노선 신규취항도 불투명해졌다.
제주항공은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일본 노선 비중을 줄이고 중국 노선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국제선의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었는데 이 전략에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신규취항한 중국 2개 노선(인천, 무안~옌지)을 포함해 현재 국제선 72개 노선 가운데 일본 노선 22개, 중국 노선 12개를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8월까지 국제선 노선에서 중국 노선의 비중을 14%에서 21%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과 관계 악화가 항공사들의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며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축소 및 감편에 들어갔으며 중국 노선 운수권을 활용해 성수기 실적을 방어하려 했다”며 “하지만 중국 민항총국(CAAC)의 갑작스러운 신규 취항 및 증편, 부정기편의 신청 중단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된 상황이며 중국 당국의 중단 사유가 명쾌하지 않아 장기화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규취항을 눈앞에 두고 3개 노선의 신규취항이 갑작스럽게 연기된 만큼 기단 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10월 말까지 일본 운항노선을 789편에서 507편으로 줄이고 이에 따라 일본 노선에서 운항하던 항공기들을 중국 신규 노선 취항과 인기 노선 증편 등에 활용할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이번 중국 항공당국의 조치로 갑자기 기단 운용계획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신규취항이 연기된 중국 3개 노선에 투입하려 했던 항공기들의 운용계획을 모두 세워놓은 상태”라면서도 “아직 기단 운용계획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