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의료관광산업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 국가를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낸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한 상황을 고려해 특정 국가에 의지하지 않는 의료관광시장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대구시청에 따르면 권 시장은 일부 국가에 집중된 외국인 환자 유치를 다양한 국가로 확대하기 위한 맞춤형 홍보전략을 수립하는 데 힘쓰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7만9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국적 환자가 61.5%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의료관광이 일부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의료관광객이 일부 국가에 편중되면 국제정세 악화 등 문제가 발생할 때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여러 국가를 상대로 대구 의료관광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의료관광 유치 국가를 다변화하기 위해 몽골,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해외 9개 국가의 22곳 도시에서 의료관광 홍보를 위한 해외 홍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는 2020년까지 센터를 25곳으로 늘리고 대구 의료기관들과 함께 각 국가에 따른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러시아, 몽골, 독립국가연합(CIS)에는 중증환자 치료 및 건강검진을 아이템으로 내세운다. 특히 러시아는 간 질환, 심혈관 계통 질환을 겪는 환자가 많아 중증질환 치료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최근 인기를 얻는 한류문화와 연계한 홍보방안이 추진된다. 성형, 피부관리 등 미용 관련 의료 서비스에 중점을 둔다.
권 시장이 최근 경북도와 함께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도 의료관광시장을 넓히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대구시는 대구 의료관광과 경주시 불국사, 포항시 앞바다 등 경북 주요 관광지를 함께 소개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권 시장은 5월 대구·경북 관광시장개척단 단장으로서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의료관광·웰니스·체험·유네스코·미식·선비 등 6개 주제의 관광지와 관광코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의 의료 인프라, 경북도의 관광자원을 결합해 의료관광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며 “대구시와 경북도가 상생해 의료관광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008년 ‘메디시티’ 브랜드를 수립한 뒤 지속해서 의료관광 활성화를 추진해왔다.
시는 대학병원 5곳, 병원·의원 3700여 곳, 보건인력 2만1천여 명 등 풍부한 의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의료관광 전용보험, 의료관광 품질보증서비스, 입출국·이동·통역서비스 등 외국인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대구시는 비수도권 도시 가운데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도시로 성장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환자 226만3천여 명 가운데 11만 명가량이 대구를 찾았다.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국내 3번째 순위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