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 화장품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뉴에이본에서 ‘차석용 마술’을 보여줄 수 있을까?
LG생활건강은 해외 화장품사업에서 중국 외 시장 다각화가 절실해지면서 미국 화장품시장에서 안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18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올해 4월 인수계약을 체결한 뉴에이본의 계약 세부사항을 조정을 마치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14일 최종 인수계약을 마쳤다”며 “미국사업과 관련해 세부적 사업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4월 미국 화장품 및 생활용품회사인 뉴에이본의 지분 100%를 145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차 부회장은 뉴에이본의 강점인 직접판매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사업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접판매는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중간유통 과정 없이 최종 소비자에게 면대면 방식을 통해 전달하는 유통수단으로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를 포함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특히 박만호 LG생활건강 방판영업부문장 상무 등을 중심으로 직접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에이본은 미국에서 직접판매를 중심으로 화장품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데 ‘에이본 레이디’라고 불리는 뉴에이본 직접판매원들은 총 300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차 부회장은 미국에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유통채널로 온라인이나 화장품 편집숍을 통한 판매보다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드러그스토어 브랜드인 CVS, 화장품 편집숍인 얼타뷰티 등에서 K뷰티제품을 진열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미국의 유명한 K뷰티 전문 온라인 판매점인 글로우레서피가 “더이상 K뷰티 브랜드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미국 안에서 K뷰티가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는 판매자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직접판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직접판매연맹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직접판매시장 규모는 42조9천억 원으로 세계 2위다.
LG생활건강에게 미국 화장품시장을 포함한 판매시장 다각화는 절실하다.
중국 화장품사업에서 대표 브랜드인 ‘후’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시장 지위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은정 유한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2019년 2분기에 직전 분기와 비교해 후의 매출이 6% 줄었다”며 “2017년 3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이어지던 매출 증가세가 이번에 처음으로 꺾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후의 차세대 브랜드로 꼽히는 ‘숨’의 매출 증가속도도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숨은 최고가 제품군인 로시크숨마를 포함해 2019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늘어난 데 그쳤다.
한국 화장품은 이미 중국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1위 자리를 일본에 내줬다.
5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중국 화장품시장의 국가별 수입규모는 일본이 7억7천만 달러(우리돈 9200억 원)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 7억2천만 달러(우리돈 8600억 원)로 3위로 밀려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