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간에 신한캐피탈의 순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7년 141.2%, 2018년 21.8% 등으로 캐피털사 가운데 가장 가팔랐다.
신한캐피탈이 올해 금융지주 소속 캐피털사 가운데 선두로 나서게 된다면 선박금융과 육류담보대출 부실사고 여파로 순이익이 급감하기 전인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등 금융그룹' 자리를 굳히기 위해 각 업권에서 1등이 되겠다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내걸고 있는데 신한캐피탈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신한캐피탈의 성장세는 자동차금융 등 할부금융 및 리스를 중심으로 하는 경쟁사와 달리 기업금융에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8년 7월 신한금융그룹 GIB사업부문이 출범한 뒤 조 회장이 강조해온 ‘원 신한(하나의 신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강점이었던 기업금융부문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NICE신용평가는 “경쟁 심화, 부동산경기 위축 등으로 캐피탈업권의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며 “다만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그룹과 연계영업 강화, 사업확대 전략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자산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을 외부 경쟁사뿐 아니라 그룹 주요 계열사와 어깨를 견줄 만한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품었는데 생각보다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허 사장은 3월 취임사에서 “대외적으로는 변화를 주도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가 돼야한다”며 “그룹에서도 은행, 금융투자, 생명 등 대형 그룹사와 동일한 위상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신한캐피탈은 상반기 기준으로 신한은행(1조2818억 원), 신한카드(2713억 원), 신한금융투자(1428억 원), 오렌지라이프(지분율 감안 873억 원), 신한생명(780억 원)에 이어 그룹에서 6번째 규모의 순이익을 거두며 똘똘한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허 사장은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친환경경영 비전인 ‘에코 트랜스포메이션20·20’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이 보유한 투자금융 역량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및 기업 등에 투자를 늘려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초기기업 투자에 특화된 신한캐피탈의 장점을 살리면서 그룹 차원의 친환경경영 비전을 추진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겠다는 허 사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또 신한캐피탈은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과 함께 올해 6월 환경경영체제 국제표준인 ISO 14001 인증을 받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업황 악화 속에서도 대내외에서 신한캐피탈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전문가인 허 사장이 글로벌에서 사업 확장의 기회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신한은행에서 일하며 미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신한베트남은행법인장을 거쳐 2017년 6월 당시 처음 생긴 신한금융그룹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는 등 신한금융그룹의 대표적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