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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보이콧 재팬'에 일본노선 놓고 진퇴양난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08-05 14: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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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가 일본 노선을 포기할 수도 없고 낮은 운임을 적극 홍보할 수도 없어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5일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여행객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일본여행 기피 심리(보이콧 재팬)는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보이콧 재팬'에 일본노선 놓고 진퇴양난
▲ (왼쪽부터)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장,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이사 사장.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형항공사의 아웃바운드 매출비중은 50% 정도지만 저비용항공사의 매출비중은 90~95% 수준이라고 알려져있다”며 “일본 불매 운동은 한국에서 아웃바운드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사건이기 때문에 저비용항공사들에게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일본 노선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는 싱가포르 등 일부 중거리 노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장거리 노선 개척에 뛰어들지 않는 이상 일본 노선은 저비용항공사 주력노선의 역할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일관계가 지금까지 악화와 회복을 거듭해 온 것을 살피면 나중에 한일관계가 회복됐을 때도 생각해야 한다. 현재 수요가 감소한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노선 운항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 항공권의 운임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방법으로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매우 고조돼있다는 것을 살피면 운임을 낮춘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어렵다. 

진에어 홈페이지 예매 기준으로 인천에서 삿포로를 왕복하는 왕복 항공권은 최저 15만7900원에 예매할 수 있다. 진에어가 6월 초 진행했던 일본 노선 특가 항공권 이벤트 당시 인천~삿포로 왕복 총액운임 최저가인 16만4천 원보다 오히려 저렴하다.

하지만 진에어가 언론에 배포한 프로모션 관련 보도자료에서 일본 노선 관련 내용은 찾을 수 없다. 보도자료에는 동남아시아, 중국, 하와이 등 노선의 최저가 정보만 기재돼있다. 

최근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티웨이항공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이 특가이벤트 ‘t켓특가’ 이벤트를 홍보하기 위해 발송한 보도자료에서도 역시 일본 노선 관련 정보는 찾아볼 수 없다. 

t켓특가 이벤트 대상 노선에서 일본 노선이 제외된 것은 아니다.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t켓특가 이벤트 정보에는 분명히 일본 노선이 대상 노선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특가 이벤트와는 달리 동남아시아, 러시아, 대양주 노선이 앞에 배치되고 일본 노선 정보는 맨 뒤에 표시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지금까지 특가 이벤트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일본 노선을 가장 앞에 내세워 홍보하던 것과 비교해보면 일본 노선 특가 프로모션을 홍보하는 것 자체에 항공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어서울은 새로운 기내식 세트메뉴에 일본의 아사히 맥주를 포함했다가 한차례 홍역을 앓았는데 그 이후 새로운 특가 이벤트를 아예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에어서울 홈페이지에서 실제 일본 노선을 예매해보면 인천~후쿠오카 왕복 항공권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를 모두 포함해도 10만 원이 안되는 금액에 예매할 수 있다. 이벤트 가격보다 더 저렴한 운임으로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저비용항공사들은 한동안 ‘샤이 재팬’ 수요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샤이 재팬이란 저렴한 항공 운임을 이용해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면서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여행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저비용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노선 운항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유지한다면 일단 어떻게든 탑승률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저렴한 가격을 통해 고객을 유인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과 관련해서 조그마한 잡음만 나더라도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저가 항공권 홍보에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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