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된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감산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며 수출규제 강도를 높인 만큼 반도체사업에 위험성이 커지게 됐다”고 바라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이 일본의 소재 확보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반도체 생산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급과잉과 시장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계획보다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인위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축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국내외 소재와 장비의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른 생산조절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서 들여오던 장비와 반도체소재를 국산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수개월에 걸친 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그친 점도 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의 감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을 줄이면 업황 반등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이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기업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새로운 모험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테스트를 위해 손실과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충분히 견뎌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