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지더라도 알짜자산부터 팔아라." 정부가 공공기관 자산 매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까지 나섰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것은 유례없는 조치다. 헐값매각 우려도 나온다. 그런데도 정부가 공공기관 자산 매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 알짜 자산이라도, 손실이 발생해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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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12월24일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워크숍에서 자산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 ||
현 부총리는 12월25일 정상화 워크숍을 통해 공공기관들에게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며 소극적 태도를 버리라”고 주문했다. 게다가 “민간기업은 위기가 닥치면 값을 따지지 않고 알짜 자산부터 팔아치운다”면서 “공공기관의 위기상황임을 분명히 인식해 핵심 우량자산부터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자산매각 속도전에 알짜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가 대기업 계열사, 증권사 등 M&A 시장에 매물이 많은 상태에서 공공기관의 자산이 제값에 팔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태도는 확고하다. 제 값이 아니더라도 팔아서 부채를 줄이는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 정부의 개혁 의지 천명할 기회
작년부터 공공기관의 과도한 부채가 도마위에 올랐다. 500조에 육박하는 공공기관의 부채해결은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과제다. 현 부총리가 부채 감축을 골자로 하는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안을 내놓은 것은 이 때문이다.
공공기관 개혁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박근혜 정부는 개혁 이미지에 신뢰가 더해질 수 있다. 반대로 공공기관 개혁이 말로만 그친다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안을 사람들이 더 믿지 못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원칙과 신뢰’를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이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기관 개혁은 중대한 리트머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철도 파업 사태 가운데 정부가 느낀 부담도 한 몫 작용하고 있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곧 민영화 아니냐는 여론에 대해 정부는 오히려 ‘공기업 개혁의 시금석’이라고 주장해 왔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 수순이 아닌 공공기관 개혁의 일환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공공기관 개혁안에도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산 매각은 부채 감축을 위한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다. 부채 중점관리대상인 한전의 경우 부동산 매각 등으로 내년까지 2017년까지 부채를 총 10조원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 현오석 경제부총리 자리도 흔들흔들
박근혜 대통령은 철도 파업 사태를 두고 “철도 파업이 남의 일이냐”고 각 부처 장관들에게 강한 질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장관들의 개각설이 나오는 이유다. 동아일보가 전문가 10명과 기자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못한 장관 1위에 현오석 기재부 장관이 꼽혔다.
지난 이명박 정권 때도 집권 1주년 개각을 통해 경제부총리 교체가 이루어졌다. 이래저래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현 부총리이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작년부터 현 부총리가 전면에 나서 이끌고 있는 주요 정책이다. 현 부총리로서도 강력한 의지를 내보일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개혁의 성패가 현 부총리의 입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현 부총리의 '좁은 입지' 가 결국 공공기관이 ‘밑지는 장사’를 해서라도 발등에 떨어진 거대부채의 불을 끄라는 강공 드라이브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공기관들은 1월말까지 자산 매각을 포함한 부채 감축 계획을 기재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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